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렸는데도 비트코인이 8만6000달러를 돌파하며 9만 달러선을 바라보고 있다. 통상 금리 상승은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과 숏포지션 청산이 맞물리며 상승세를 키웠다.
27일 가상자산시장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21일 8만6000달러를 돌파하며 약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상승률은 6%를 웃돌았고, 8월19일 이후 상승률은 30%를 넘어섰다.
이번 상승이 눈에 띄는 이유는 미국의 금리 환경 때문이다. 연준은 이달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연 3.75~4.00%로 올렸다. 3년여 만의 첫 금리 인상이었다.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도 3.7%로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이나 예금 등 이자를 지급하는 자산의 매력이 커지고,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에는 부담이 된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은 이러한 금리 악재를 뚫고 상승했다.
가장 직접적인 동력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다. 최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하루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들어왔고, 3거래일 동안 유입된 자금은 약 15억9000만 달러에 달했다. 기관과 투자자들의 실제 매수 수요가 비트코인 가격을 떠받친 셈이다.
저항선 8만2000달러 넘자 ‘숏 청산’…상승이 상승 불렀다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의 숏포지션 청산도 상승폭을 키웠다. 비트코인은 21일 그동안 주요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8만2000달러를 다시 돌파했고, 이 과정에서 약 7억5000만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하락 베팅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숏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되면 해당 포지션을 정리하기 위한 매수 주문이 나오기 때문에 단기간 가격 상승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여기에 가상자산 규제의 제도화 기대도 투자심리를 지지하고 있다. 미국 상원에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규제 틀을 다루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은 이달 15일 절차표결을 넘지 못하며 제동이 걸렸지만,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다루는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별도로 시행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아울러 미 연준은 24일 지니어스법에 따른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마련을 위한 규정안을 공개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준비자산과 자본요건, 위험관리 기준,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승인 절차 등을 구체화하는 내용이다.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입법은 지연됐지만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는 제도권 편입 절차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9만 달러를 곧바로 넘어설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최근 상승 과정에서 레버리지 거래도 다시 늘고 있어 가격이 반대로 움직일 경우 변동성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9만달러 부근을 단기적으로 중요한 저항선으로 보고 있다.
금리 환경도 여전히 부담이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다시 5% 안팎까지 올라왔고, 일부 연준 인사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추가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을 언급했고,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물가가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고 평가했다.
결국 최근 비트코인 강세는 고금리 부담이 사라졌다기보다 현물 ETF를 통한 매수세와 숏커버링, 제도화 기대가 금리 악재를 압도하고 있는 흐름에 가깝다.
향후에는 9만 달러 돌파 여부와 함께 미국 현물 ETF의 자금 유입이 계속될지, 국채금리와 연준의 추가 긴축 전망이 어떻게 바뀔지가 비트코인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