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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2007년 3월 동대문야구장을 철거하면서 새로운 야구장을 구상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팀이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자 야구에 대한 국민적 열기가 일었고 서울시는 구로구 고척동에 돔야구장 건립에 착수하기에 이른다. 고척돔야구장은 오는 9월 준공된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준공을 앞둔 고척돔야구장이 아직도 주인을 못 찾고 있다. 거기에 교통난까지 예상되면서 운영상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구장은 오는 9월 국내 최초의 돔 형태 야구장으로 구로구 고척동에 준공된다. 서울시는 야구장 운영권을 두고 프로야구팀 넥센히어로즈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쪽의 입장차가 존재 해 현재 야구장 운영권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구장은 2007년 동대문야구장이 철거되면서 대체야구장으로 지어지는 구장으로 국제경기장 규모로 설립된다. 지하 2층, 지상 4층, 1만9000석 규모의 구장에 2500억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됐다.
돔구장 설립이 막바지에 다다른 구로구 고척동 일대는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까지 상권이 활발한 지역이었다. 고척동 주변에 신도림, 신림, 홍대 등의 상권이 크게 성장하면서 중간에 위치한 이 지역 상권이 상대적으로 퇴색하고 말았다. 그래서 완공을 한 달여 앞둔 구장의 주변 상권은 기대감에 들떠 있다.
구장 좌석수는 당초 2만2000명에서 조금 줄어든 1만9000석이다. 이 중 일부가 구장 인근으로 유입되기만 하면 상권을 되살아날 것이라는 게 인근 상인들의 희망이다. 구장 앞의 한 음식점 사장은 “야구장 완공이 다가오면서 인근 가게 주인들은 들떠 있는 분위기다”며 “관중 1만9000명 중 1000명만 이곳으로 유입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기대감에 휩싸인 고척동 일대 몇몇 건물은 임대료가 조금씩 상승 중이다. 임대료와 관련해 한 상인은 “우리 가게만 임대료가 조금 올랐다”면서 “아직 야구장에 누가 들어올지 확정도 안됐는데, 야구장이 건물주에게만 좋은 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 고척돔구장 관계자에 따르면 야구장 내·외야에는 관람객의 시야 확보를 위해 그물을 지지하는 지지대를 모두 없앴다. 또 야구장의 모래는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흙을 직접 공수했다. 폭염인 요즘의 바깥 온도와 비교해 돔 안은 약 5도 정도가 낮다. ⓒ스카이데일리
서울시는 2000억원이 넘는 공사비를 들여 야구장을 지었으나 현재 어떤 팀이, 어떻게 야구장을 사용하는 구체적인 운영안은 현재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 한 관계자는 “넥센히어로즈 측과 고척돔야구장과 관련해 당분간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서로 약속을 했다”며 “최대한 넥센 야구팀을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9월이 가기 전까지 좋은 협상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밝혔다.
서울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번 협상에 힘을 실어줄 체육시설 운영일부 개정 조례안을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이번 조례안은 야구장 내부 광고의 수익 중 일정액을 각 구단에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번 조례안은 서울시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 3개 구단인 넥센히어로즈, 두산베어즈, 엘지트윈스 등이 혜택을 볼 수 있다. 개정안이 나오기 전까지 프로야구단은 야구장에 대한 임대료도 내고, 마케팅에 따른 투자를 하지만, 실질적 광고수익은 서울시가 가져갔다.
고척돔구장 사용과 관련해 넥센히어로즈 홍보팀 관계자는 “서울시와 계속 협상중이고 어떠한 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현 상황에서 어떠한 것도 말하기가 어렵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목동야구장 일일대관…넥센 사무실 등 내년 3월 계약 만료
넥센히어로즈는 현재 목동야구장을 일일 대관 형식으로 야구장을 사용하고 있다. 목동야구구장 내에 있는 사무실·선수용 락커 등은 내년 3월에 계약이 만료된다.
고척돔야구장 관계자는 “목동야구장과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넥센팀이 어디 가서 야구를 할 수 있냐”며 “명색이 프로팀인데 한강바닥에서 야구할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 없는 최신의 메이저리그 식으로 지었기 때문에, 한 경기라도 이곳에서 야구를 해보면 생각이 달라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넥센히어로즈 관계자는 “다른 구장과 달리 목동야구장은 경기가 있는 날에만 대관료를 지급하는 일일 대관이고, 야구장 안에 있는 사무실 등이 계약기간에 내년 3월까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마저도 결정된 것이 없어 말하기가 곤란하다”며 입장을 거듭 반복했다.
서울시와 넥센히어로즈는 고척돔야구장 사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어 야구팬들이나 인근 상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장 운영자의 미확정과 함께 문제는 하나 더 있다. 바로 교통정체와 주차난이다.
고척돔야구장에는 1만9000석 좌석 수가 있지만, 주차장은 고작 392대에 불과하다. 주차장은 선수단, 프런트, 야구팬들이 이용하는 데 400대도 안되는 주차장 갖고는 주차난이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만2500명을 수용하는 목동야구장은 약 600대의 주차시설을 갖췄다.
▲ 고척돔야구장의 공사관계자에 따르면 구장은 다음달 15일이면 완공된다. 야구장은 대지면적 4만7800㎡(약 1만4460평),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야구장 건물 면적은 총 1만8408㎡(약 5568평)이며 최고 높이는 70m다. ⓒ스카이데일리
게다가 고척돔야구장 인근의 고척교·경인로 일대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상습정체구역이다. 이곳에 프로 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상습정체에, 야구팬 차량에, 주차난까지 합쳐져 심각한 교통난이 예상되고 있다.
교통정체와 관련해 서울시는 나름의 방편을 마련했다. 구일역과 야구장을 연결하는 안양천로 보행데크를 신설하고 구일역 역사 서측 출입구를 야구장 접근이 쉽도록 새롭게 만들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주차문제와 관련해 의견이 다른 상인도 있었다. 야구장 인근의 한 상인은 “주차장을 많이 만들어 확충한다면 차 때문에 이곳에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을뿐더러, 차만 타고 왔다 가는 경우가 발생할 것 같다”면서 “주차장을 많이 확보하게 된다면 고척동 일대에는 교통난만 가중되고 상권이 죽을 것이다”고 하소연했다.
운영권, 교통·주차 문제로 몸살 앓고 있지만 고척돔야구장은 최신식의 야구장이다. 내·외야에는 관람객의 시야 확보를 위해 그물을 지지하는 지지대를 모두 없앴다. 또 야구장의 모래는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흙을 직접 공수했으며, 펜스 보호대 역시 미국에서 수입했다.
고척돔야구장의 시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돔구장은 비를 피하고 야구경기를 진행한 것으로 오해하는 수가 많은데, 이는 돔구장 기능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요즘 같은 무더위에 누가 야구경기를 땡볕 아래에서 볼 수 있냐”며 말했다.
그는 이어 “더위가 한창인 지금 바깥 온도와 비교해 돔 안은 약 5도 정도가 낮다”며 “사시사철 똑같은 온도·환경에서 야구를 한다면, 선수도 최상의 플레이를, 관객도 양질의 야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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