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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필, 김종필 증언록 1·2, 미래엔 와리즈베리, 각권 2만5000원
김종필은 초대 중앙정보부장과 9선 국회의원 그리고 두 차례 국무총리를 역임하고 4개 정당에서 총재 맡은 전무후무한 정치 경력을 지닌 인물이다.
김종필은 그동안 세상의 온갖 풍문에도 ‘소이부답(笑而不答)’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구순(九旬)의 나이가 다가오자 본인이 아니면 증언할 수 없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진실’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종필 증언록’은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총 114회에 걸쳐 중앙일보에 연재된 ‘김종필 증언록‐소이부답’의 내용을 두 권의 책으로 담아낸 것이다.
현대사의 산증인인 김종필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시작해 5·16 군사정변·3당 합당·자민련 창당에 이르기까지 43년의 정치 인생 등 다양한 면모가 당시의 사진들과 함께 총 8부에 걸쳐 공개된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왜곡된 신화와 굴절된 사건 기록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진실들이 그의 증언을 통해 다시 역사의 무대에 서게 됐다. 장도영 육군참모총장의 체포 경위, 황태성 사건이 불러온 KBS TV 방송국 개국, 김대중 납치 사건에 얽힌 오해와 진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환국 추진, 차지철 비서실장 발탁에 얽힌 뒷이야기 등 지금까지 현대사 속에 숨겨져 있던 사건들과 절묘한 반전이 현장감 넘치는 흥미진진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재탄생했다.
이 책에는 포장과 미화로 흐를 수 있는 회고록보다는 ‘사실’만을 증언하고 싶었던 그의 선택이 담겨 있다. 개인의 시선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이 ‘회고록’이 아닌 ‘증언록’이 됐다. ‘현대사 연출가’라는 그의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그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들은 단 한 마디라도 그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김종필의 마지막 소망대로 역사의 충실한 증언인가, 아니면 그가 그토록 경계하고 주저했던 과거에 대한 변명과 미화, 진실의 오도인가 평가하는 것은 이제 온전히 독자의 몫이자 역사의 숙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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