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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우 칼럼리스트 ⓒ스카이데일리
작금의 시대는 ‘변화가 매우 빠르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종잡을 수 없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등 혼란·무방비에 휩싸인 것처럼 표현되고 있다.
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기 마련이다. 때가 되면 계절은 바뀌고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다. 단지 우리가 피상적 모습만을 보고 지레 겁을 먹어 서둘러 진단함에 따라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불확실성의 시대’란 표현도 물리학에서 보면 자연은 불확정성의 원리를 통해 미시의 세계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우리 인간이 알려고 하는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는 하이젠베르그의 설명을 인용한 것이다.
우리는 궁극의 진실을 알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많은 차원이 미시의 세계에 숨어 있으며 우리 오감으로 감지할 수 있는 세상은 시공간의 4차원이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은 3차원의 세상뿐이다.
이 마저도 우리 눈을 통해 상에 맺힐 때는 2차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마치 정확한 것처럼 착각하는 셈이다. 왜곡된 시각은 진실을 찾아보기 힘들게 만든다. 객관적인 사실보다 주관적인 판단이 우세하게 함으로써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게 한다.
도시생활과 고도의 문명사회에 살면서 인위적으로 조절되는 냉난방속에 익숙해지다 보니, 계절 변화에 무감각해지고 자연현상을 직접 체험하지 못하게 되면서 자연의 변화에 대한 망각이 자연스러워진다.
하지만 세상은 매일같이 반복되는 해돋이와 해넘이, 월출과 월몰 그리고 계절적 변화 등 시간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이는 어디서든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자연의 법칙이며 또 우주의 법칙이다.
봄은 새로운 생명이 돋고, 여름은 뜨거운 볕과 함께 생명이 성장한다. 가을이 되면 성장이 멈추고 결실을 맺고 겨울에는 만물이 움츠리며 다가올 새 순환을 위해 휴식을 취한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의 성장주기도 궤를 같이한다. 탄생과 더불어 성장기를 맞이하고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레드오션’화 된다. 결국 기업도 해당 시장도 어느순간 쇠퇴기를 맞는다.
역사상 숱한 기업들이 4계절과 같은 흥망성쇠를 보여줬다. 단기간 내에 펼쳐지지 않기 때문에 기업과 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못 느낄 뿐이다.
우리는 그동안 발전만을 생각하며 미래를 바라봤다. 전진만이 능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동떨어져 따로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현재는 과거의 무수한 선택 및 사건들 합으로 구성됐다. 과거 잘못 발탁한 직원이나 임원으로 인해 문제가 불거지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혹은 미래를 대비해 인재를 양성하거나 신제품 개발을 소홀히 한 결과 시장에서 고전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속수무책’이라 표현할 수 있겠다.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하고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둘러댄다. 하지만 본질은 모두 과거에 ‘원인’이 있다.
오늘날 우리 대기업들이 상당히 어려운 환경이 처해 있다. 기업 수명을 60갑자와 같은 60년으로 봤을 때 각 계절에 해당하는 시기는 15년 정도다.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시기에 태동했던 기업들의 수명이 보통 45세에서 48세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들이 겨울을 앞둔 셈이 된다.
최근 수년간 엄청난 수확이 있었지만 현재 중국·인도 등과 같은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피할 수 없다. 수익성이 낮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때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따라서 과거를 돌이킬 필요가 있다. 음양의 교차 주기를 절반으로 봤을 때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을 돌이켜보자. 당시 우리 대기업들은 한창 성장을 준비하면서 나름의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도약을 위한 시기였다. 지금 우리 기업들에 필요한 자세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새로운 비전과 꿈을 공유할 대상이다. 바로 직원들이다. 오로지 생존에만 몰두해 사업을 철수하면서 직원들을 내쫓는 모습을 보면 향후 누가 기업을 위해 새로운 비전을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간다.
기업의 문화를 이미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사업이 시작돼도 빨리 적응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반면 신규 인력과 M&A 등을 통해 흡수된 직원은 이질감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가을 단계에 이르러 ‘제대로 만끽’하며 단풍놀이를 즐긴 한 제약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창립 43주년이었다. 업계가 그러하듯 기존의 방법대로 선진 회사로부터 전수받는 기술로 의약품을 생산하고 공급했다면 점차 치열해질 경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10여 년 전부터 자체 기술개발에 힘쓰기 시작했다.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신약을 개발해 선진 회사들에게 판매를 하기에 이르렀고 엄청난 매출을 거둬 들였다. 60갑자를 돈 기업이 거의 없는 우리 기업사에서 의미 있는 행보였다.
그동안 우리는 60갑자의 주기를 겪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보니 이 순환주기를 이해한 곳이 없었다. 오로지 새로운 제품과 기술만이 미래를 밝힐 수 있고 또 기업의 수명을 연장할 것이라 믿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순환주기의 주체는 사람임을 잊어선 안 된다. 돌이켜보면 성장기 직원들은 자산으로 대접받았다. 자연히 쇠퇴기에 접어든 오늘날 직원들은 철저히 비용으로 인식되고 삭감의 대상으로만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쇠퇴기 후에는 반드시 태동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물론 망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만, 기업들이 새로운 일을 추진할 때 인재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사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사실 필자도 이 순환의 법칙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왔다. 하지만 몇몇 기업들의 과거와 오늘날 등을 조사하다보니 매우 유사한 연관성을 찾을 수 있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향후 이어질 연재에서 4계절을 12달로 세분화 해 계절의 변화를 어떻게 기업 경영에 접목할 수 있는지, 또 주역의 64괘에서 설명되는 자연의 변화모습에서 어떤 착안점을 얻어 기업의 새로운 전략수립과 경영방식에 도움이 될지 설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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