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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임현범 차장|유은주·남승진·나광국 기자]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산과 바다로 피서를 떠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젊은층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이색 피서법이 각광 받고 있다. 유명 관광지나 피서지로 떠나는 여행이 아닌 더위를 이겨내는 동시에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피서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대표적이다. 이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정적인 휴가를 즐기는 사회현상을 뜻하는 신조어다.
물 속 아닌 책속으로 뛰어들다…시원한 곳에서 마음의 양식 쌓는 ‘북스테이’ 인기
젊은층들 사이에서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새로운 휴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가장 각광받는 피서공간은 바로 ‘북스테이(bookstay)’다. 책을 읽으며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일컫는 ‘북스테이’가 최근 젊은층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북스테이는 작은 도서관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원 없이 책을 읽을 수 있고 또 휴식도 가능하다. 오롯이 독서와 명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TV는 구비돼 있지 않다.
스카이데일리는 서울 근교인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한 ‘북스테이’를 찾아 직접 체험해 봤다. 이곳은 무더운 여름 실내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겐 안성맞춤인 휴식 공간이었다. 온종일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곳에서 약 1만4000여권에 달하는 책을 마음껏 골라 읽을 수 있었다.
공동으로 쓰이는 주방에는 각종 차와·커피를 타먹을 수 있도록 돼있었다. 1층의 공동서재 뿐만 아니라 각 방과 각 층은 책으로 가득했다. 각 방에는 넒은 창 앞에 나무책상이 마련돼 있어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독서를 즐길 수 있었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시원한 곳에서 조용히 책을 읽으며 나름의 ‘힐링타임’을 만끽하고 있었다.
파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성희(여·29) 씨는 “친구 때문에 북스테이를 알게 됐고 이곳을 찾게 됐다”며 “평소 퇴근 후 집에 오면 몸과 마음이 지쳐서 책을 잘 보지 않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책만 읽을 수 있어 몸과 마음이 안정되고 힐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로 젊은 연인 혹은 부부들이 많았지만 가족끼리 온 경우도 있었다. 이정명 씨(남·43·가명)는 “평소 책을 좋아하는데 이번 휴가는 특별하게 보내자는 생각에 이곳을 찾게 됐다”며 “아이들도 책이 많은 공간에 머물다보면 책을 더욱 가까이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족끼리 함께 왔다”고 말했다.
이곳을 운영하는 이안수 대표는 사진작가이자 작가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의 촌장이기도 하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젊은 여성들에게도 친근하게 ‘누나’, ‘언니’ 등의 호칭을 사용하며 살갑게 대했다. 이 대표는 처음 이 건물을 지을 때 예술인들이 찾는 작업공간을 만들려다 생각을 바꿔 북스테이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꼭 예술로 돈을 벌어야만 예술인이 아니라는 생각에 결국 모두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바꾸게 됐다”며 “1층의 서가도 원래는 개인 작업실로 생각하고 마련한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숙박객뿐만 아니라 마을사람 모두가 읽을 수 있는 도서관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더위 속 눈·얼음 위에서 즐기는 피서…이색데이트 코스 부상한 ‘스노우파크’
과거 수영장에서 즐기는 시원한 물놀이가 대표적인 피서법이었다면 최근에는 시원한 얼음놀이가 이색 피서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폭염을 피해 수영장과 파도풀, 미끄럼틀 등이 있는 워터파크가 아닌 스노우파크를 찾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스노우파크(Snow Park)’는 단어 뜻 그대로 눈과 얼음으로 덥힌 공간을 의미한다. 이곳은 서울 근교에 위치해 접근성 또한 좋다보니 이색 데이트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한 스노우파크를 찾았다. 어린 아이와 함께 찾은 젊은 부부들을 비롯해 20대 초중반의 젊은 연인, 친구들끼리 놀러온 초·중·고등학생 등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밖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스노우파크는 입구에서부터 이질적인 공기가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에어컨과는 또 다른 느낌의 냉기가 피부 속으로 스며들었다.
스노우파크 내에는 아이스링크장이 마련돼 있어 눈썰매, 스케이트 등을 탈 수 있었다. 아이스링크 위로 시베리안허스키들이 끄는 개썰매가 오가는 이색적인 광경이 시야에 들어오기도 했다. 스노우파크는 반팔로 입장하면 오래 버틸 수 없다. 차가운 공기 때문에 패딩점퍼나 별도의 외투를 챙겨가야 시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오후 늦은 시간대가 되니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인공눈이긴 했지만 마치 실제 겨울과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한 여름에 눈을 본 사람들의 표정은 한껏 밝아졌다. 이곳을 찾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여름에 즐기는 이색적인 체험에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스노우파크를 찾은 직장인 커플 박미리(여·25), 홍기현(남·26)씨는 커플티를 입고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밖은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데 이곳은 시원해서 좋다”며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이곳을 찾은 김선화(여·13)양은 “인터넷 검색을 해서 왔다”며 “친구들과 남들은 누리지 못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낸다는 느낌이 너무 좋다”고 전했다.
춘천에서 이곳까지 놀러온 가족도 만날 수 있었다. 김남혁(남·35)씨는 “여러모로 만족한다”며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일산에 거주하는 소예진(여·21) 씨는 “예전에 한 번 찾았다가 너무 만족스러워 오늘 또 다시 찾게 됐다”며 “남들과 다른 즐거움을 느낀다는 점이 만족도를 더욱 높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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