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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민주공화국 대통령선거가 오는 30일로 연기된 가운데, 야당 후보들은 투표 결과의 전자 전송을 막기 위해 콩고선거관리위원회(CENI)는 전자투표기에서 SIM 카드를 비활성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콩고 당국은 당초 23일 대통령선거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부정선거를 우려해 한국산 전자투표기 사용을 반대하는 야당·시민단체와 충돌을 빚어왔다. 지난 13일에는 한국산 전자투표기가 보관된 CENI 창고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전자투표기 1만386대 중 약 8000대가 소실됐다.
SIM 카드가 없으면 통화와 문자 메세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고 단지 비상통화만 가능하다. 상황실에서는 전화한 측의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없고, 단말기 고유번호(IMEI)가 표시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르틴 파울루 등 7명의 야당 대선후보들은 25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활성화된 SIM 카드가 전자투표로 집계 결과를 전송할 수 있다며 CENI는 투표기계에 SIM 카드를 장착했다고 인정한 만큼 통신업체에게 이 기능에 대해 무력화 할 것을 명령하라고 요청했다.
코넬류 낭가 CENI 위원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자투표기계에 SIM 카드가 장착돼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매뉴얼에 따라 수작업에 의한 투표결과 발표 이후에야 전자투표 결과는 수작업 결과와의 대조·확인 과정을 거쳐 지역 전송센터에서 중앙선관위 서버로 전송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4명의 외교관은 CENI는 투표 후 며칠 내에 전자전송에 의한 투표결과를 일부 발표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한국산 전자투표기가 부정선거에 이용될 것이라는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현실화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오는 30일로 연기된 대선 또한 실시여부가 불투명해 졌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새벽 2시경(현지시간) 콩고 수도 킨샤사에 있는 콩고선거관리위원회 투표장비 보관창고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약 8000대의 투표기와 투표함이 파괴됐다. 또 최근 콩고의 대규모 시위에서 경찰 발포로 추정되는 발포로 인해 6명이 숨졌다.
지난 8월 주한 콩고 시민단체 ‘프리덤 파이터’ 대표단은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한국기업 ‘미루시스템즈’가 콩고에 공급하는 전자투표기 사용을 콩고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며 “콩고인들은 한국 기업이 아닌 한국이 제공하는 선거장비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콩고 주재 한국인의 신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중앙선관위는 이 같은 면담결과를 외교부에 전달했다.
한편, 콩고 대선에 사용예정인 전자투개표 시스템은 한국 전자투개표 시스템 제작업체인 미루시스템즈 제품으로 지난 2017년 미루시스템즈는 콩고 선관위와 전자투표 단말기 총 10만7000대, 1억6000만 달러(한화 1700억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리감독을 받은 김용희 당시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총장(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중간알선 의혹으로 중앙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수사 의뢰돼 검찰수사가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UN·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해외언론은 “한국의 전자투표기는 콩고의 부정선거에 이용될 것”이라며 우려를 보내고 있다. 콩고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콩고의 문맹률이 높고 전기시설 등 기본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자투표시스템은 사용은 부정선거의 이용될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진강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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