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는 5171만명이다. 이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인구는 260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0.2%를 차지한다. 수도권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은 건 공교롭게도 국토균형 발전을 외친 문재인정부 출범 후인 2019년의 일이다. 이 비율은 2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부산, 경남, 대구, 울산, 전남, 전북, 강원, 대전 등에서 인구가 지난해 말 대비 전부 감소한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와 서울, 인천 인구 등이 줄었지만 경기 인구가 늘어나면서 수도권 인구 비율은 유지됐다. 수도권 집중 현상 원인으로는 일자리, 소득, 인프라 등의 격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 중소도시에 비해 일자리와 인프라 등이 풍부한 수도권에 청년층을 비롯한 많은 인구가 몰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과정에서 지방 중소도시는 지속된 인구유출로 소멸위기와 마주했으며 수도권 인구는 집값 상승 등 생활비 부담이 심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련의 부작용이 우리나라 경기 침체, 출산율 저하 등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문재인정부 국토균형 발전의 허와실’로 선정하고 전국 중소도시를 찾아 일자리·교육·의료·성비불균형 등 열약한 지방 현황 및 수도권과의 격차를 취재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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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임현범 부장|강주현·이창현·윤승준 기자] 소위 ‘서인경(서울·인천·경기) 공화국’이라는 얘기가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슈화된 지 오래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지방도시는 그만큼 인구감소가 심각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국토면적의 12%인 수도권에 전체 인구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교육·인프라·의료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일자리’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우리나라 1000대 기업 4곳 중 3곳(75.3%)이 수도권에 입주하고 있다. 더군다나 일자리가 몰리면서 씀씀이 역시 지방보다 월등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수도권만 더욱 성장하고 지방도시는 더욱 낙후될 것이란 위기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조명하고자 스카이데일리는 인구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전라북도 전주시와 익산시 등을 직접 찾아 일자리 실태를 취재했다.
전주시 인구 10년째 ‘65만명’ 꽁꽁…“마땅한 일자리 없어 수도권 이사가 일상”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라북도 인구는 179만7450명으로 올해 2월 180만1319여명에서 3800명 가까이 감소했다. 180만대의 인구수가 처음 붕괴됐다. 여기에 지난해 전북 순유출 인구는 8000여명에 달했는데 전출 인구 가운데 20~30대가 뚜렷했다. 젊은 층들이 주로 취업과 진학을 위해 전북을 떠나 수도권 쪽에 입주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중 전주시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지난 3월말 기준 65만7064명으로 나타났으며 전월 대비 934명이 감소했다. 전주시 인구는 2011년 11월 월별 인구기준 65만명을 첫 돌파한 이후 10년 가까이 65만명에 정체돼 있다.
연말기준 전주시 인구가 65만명을 첫 돌파한 것은 지난 2013년(65만82명) 일이다. 연도별 전주시 인구는 △2012년 64만8863명 △2013년 65만82명 △2014년 65만2877명 △2015년 65만2282명 △2016년 65만1744명 등 65만대를 유지하다가 2017년(64만8964명) 64만명대로 5년 만에 떨어졌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다수의 전주시민들은 인구 유출의 주된 이유로 수도권에만 쏠려있는 일자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북대학교 인근에서 만난 정인혁(63) 씨는 63년 동안 전주시 덕진구에 거주했다. 정 씨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일자리 및 인프라 격차를 놓고 깊은 공감과 동시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정 씨는 “전북·전주대학교 학생들이 졸업 후 전주에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아 서울·경기도 쪽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이제 일상화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식이 3명 있는데 대학 졸업 후 전북·전남을 포함해 전주에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며 모두 경기도 쪽으로 이주했다”며 “전라북도를 통틀어서 전주가 제일 큰 도시지만 이러한 점들을 비춰볼 때 사실상 가장 낙후된 도시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이 많은 게 살아있는 도시라 볼 수 있고 노인인구가 많은 도시는 유령 도시나 다름없다”며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방에 대한 기업유치가 최우선 과제다. 또한 지방정부가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뿐만 아니라 교육·인프라 구축 등에 혈안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덕진구에서 자영업을 운영하고 있는 권순래(가명) 씨는 “수도권 쏠림 문제는 정말 심각한 문제다. 최근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인구는 점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지방은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며 “가장 주요한 이유로는 주택과 일자리 문제라고 생각한다.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 쪽에만 집중돼 청년들이 떠나고 지방은 말 그대로 죽은 도시나 마찬가지다”고 우려했다.
전북대학교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던 유나현(가명) 씨는 “모든 일자리가 수도권에만 집중돼 있다 보니 지방에 사람이 있을 수가 없다”며 “결국 상당수 기업들의 지방 이전을 위한 노력을 정부 차원에서 독려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수도권 취업자 수는 다른 지방 중소도시들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경기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전체 취업자 수는 690만9000명으로 ‘서인경’에서 가장 높은 취업률을 나타냈다. 이어 △서울특별시 505만1000명 △인천광역시 156만명 등의 순이었다. 약 1350만명의 인구가 수도권에 취업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률은 각각 60.3%, 59.3%, 61.3% 등을 보였다.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구직활동 중에 있는 사람을 나타내는 경제활동인구도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현저하게 차이를 보였다. 경기도는 719만3000명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특별시 529만3000명 △인천광역시 163만400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전라북도 전체 취업자 수는 93만2000명으로 고용률은 59.9%에 불과했다. 경제활동인구도 95만6000명이었다. 또 △대전광역시는 취업자 수 78만명, 고용률 60.7%, 경제활동인구 81만6000명 △세종특별자치시 취업자 수 18만명, 고용률 62.7%, 경제활동인구 18만5000명 △충청북도 취업자 수 89만명, 고용률 63.2%, 경제활동인구 91만9000명 △충청남도 취업자 수 117만6000명, 고용률 62.4%, 121만8000명 등이었다.
이밖에 △경상북도 취업자 수 141만8000명, 고용률 61.1%, 경제활동인구 147만8000명 △경상남도 취업자 수 172만9000명, 고용률 60.6%, 180만200명 △부산광역시 취업자 수 164만명, 고용률 55.6%, 경제활동인구 171만2000명 △울산광역시 취업자 수 56만명, 고용률 58.1%, 경제활동인구 58만5000명 △강원도 취업자 수 79만5000명, 고용률 60.8%, 경제활동인구 82만7000명 등을 각각 나타냈다.
전북 3대 도시 익산도 인구감소 추세…수도권 쏠림 현상→국가균형발전 저해
전주시뿐 아니라 익산시도 매년 인구감소 추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기준으로 익산시 인구는 30만6469명 △2013년 30만6539명 △2014년 30만4117명 △2015년 30만2061명 △2016년 30만479명 △2017년 30만197명 △2018년 29만4062명 △2019년 28만7771명 △2020년 28만2276명 등으로 나타났다.
전주, 군산과 더불어 한 때 전북 3대 도시로 명성을 펼쳐온 익산은 지난 2018년부터 30만대 인구가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이주한 탓이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원인을 두고 익산시는 △청년층 일자리 부족 △타 지역보다 높은 주택 값 △혼인율과 출생아 수 감소 등을 꼽았다.
20년 가까이 익산시에서 택시기사를 해온 염국환 씨는 “33만명이었던 익산시가 근래 들어 28만명까지 감소했다”며 “명색이 전북 3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구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일자리 마련을 위해 청년들이 서울·경기 지방으로 떠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익산 경제 한 축을 담당했던 태양광 소재업체 ‘넥솔론’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며 “젊은 사람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중앙동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만난 박귀자(가명) 씨는 “아무래도 수도권같은 경우엔 다양한 업종들이 몰려있다보니 중소도시는 자연스럽게 침체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 지역상권이 더욱 몰락의 길에 빠지는 것은 시간문제다”고 우려했다.
익산역 인근에서 만난 신형민 씨는 “수도권처럼 오피스가 밀집해있는 번화가가 없는 것이 지방 도시의 현실이다”며 “서울에만 가야 알맞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에 청년들은 지방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떠나는 악순환만 반복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의 우려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데 대한 근본적인 이유로 ‘일자리’ 문제를 지적했다. 김호철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아직까지 일자리 문제가 지속되면서 생긴 청년인구 수도권 쏠림현상은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지방소멸을 앞당길 수 있는 부작용 우려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필연적으로 일자리뿐만 아니라 인프라, 교육 등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거버넌스 협업 구축이 시급하다”며 “지방정부는 친기업 정책을 통해 각 지역의 중소기업들을 적극 성장시켜나가는 대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창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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