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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초에는 잘못된 글자를 칼로 긁고 고치는 일을 하는 관리로 기관(記官)이 있었다. 이후 고려와 조선에 걸쳐 문서의 교정을 맡아 보던 부정자(副正字)라는 관리가 있었다. 현재는 딱히 교열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국가공무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열이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오탈자·비문법 표현·비문법 문장·내용 진위는 반드시 교열해야 하는 대상이다. 이를 놓치면 ‘교열 사고’에 해당한다. 그 다음 윤문이나 개작은 의뢰자의 요청에 따라 진행되지만 엄밀히 말해 교열 범주에 넣기는 애매한 부분이다. 교열은 영어 ‘프루프리딩(proofreading)’, 윤문이나 개작은 ‘에디팅(editing)’에 해당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교열이 쉽지 않다는 것은 ‘정답’이 없고 ‘모범 답안’만 있기 때문이다. 집필 의도 등 필자의 주관성을 무시하고 함부로 문장을 윤문하다 보면 필자의 글이 교열사의 글로 둔갑하게 된다. ‘과잉 교열’이다. 교열의 적정 범위나 수준 설정 또한 교열이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이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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