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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한일관계 개선에 따른 성과 분석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개선 걸림돌은… 기대·우려 ‘팽팽’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배상안 이후 한일관계 개선 급속 진행
정부, 한일관계 개선으로 경제 성장·안보 강화 기대
무역수지 적자 등 회의적 전망… 日 교과서 역사왜곡 ‘찬물’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9 14:44:49
 
▲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정부가 일본 전범기업들의 사과나 배상 없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배상안을 해결책으로 내놓으면서 한·일관계 개선이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번 배상안을 두고 친일·매국 외교라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양국 간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한 정부의 결단이라고 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에 따라 일본과 함께 경제적인 성장과 더 견고해질 국가 안보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서는 대일 교역의 증가로 무역 수지의 악화에 대한 전망이 나오는 동시에 지소미아 정상화 필요성에 대한 논란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28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2024년도부터 사용할 초등학교 교과서 149종이 심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독도 관련 내용을 담은 초등학교 교과서 11종에서 모두 독도를 일본 영토 ‘다케시마’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양국간 새로운 파장이 예상된다.  
 
尹정부, 한·일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안보 분야 성과 기대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하라는 취지의 2018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이후 한·일관계는 경색됐다.
 
그러다 집권 초부터 한·일관계 개선을 추구해 온 윤석열정부가 최근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식을 골자로 하는 강제징용 피해배상 문제 해법을 공식 발표하면서 그간 경색된 양국 관계는 개선되기 시작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6일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박 장관은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 지원 및 피해구제의 일환으로 2018년 대법원의 확정판결 3건의 원고분들께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피고 기업들의 사과와 배상이 빠진 정부의 해결책을 두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비롯해 야권에서는 친일 정권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정부는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위한 대승적 결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일 양국 정상간 회담까지 이어가며 한일관계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정부는 구체적으로 이번 한·일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안보 분야의 기대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 특히 정부는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인 3대 품목(포토레지스트·불화수소·플루오린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해체와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 등을 부여하는 동맹국 리스트) 복원 논의 착수 등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양국간 수출 규제와 관련한 문제가 해결되면서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한 가운데 삼성전자·SK 등 반도체 제조사들이 핵심 물질의 수급 안정성을 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지금까지는 미국과 기술동맹을 추진할 때도 양자 간 관계만을 생각해왔지만 앞으로는 일본과도 함께 협력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에 따라 대일수출액 증가도 내다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한국의 대일 수출구조가 한일 관계 악화 이전 수준으로 복원될 경우 국내 연간 수출액이 26억9000만 달러(약 3조50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19일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발표한 ‘한·일관계 개선이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일 수출구조가 2017~2018년 수준으로 돌아갈 경우 국내 대일 수출액이 약 26억9000만 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또 SGI는 이 같은 대일 수출 증가가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1%p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대통령실이 12일 “한·일관계 해법이 국민과의 약속이자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짧은 영상과 함께 추가 공개하며 한·일관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영상 캡처]
 
정부는 이번 한·일관계 개선에 따른 안보 분야 성과로 북한의 미사일로 인해 날로 커지는 안보 위협 상황에서 한·일간 지소미아(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협정 및 양국 외교국방 2+2 국장급 협의체 복원과 한·일 외교차관 전략대화 재개 등을 언급하고 있다.
 
이 중 핵심 안보 성과로 꼽히는 지소미아 정상화는 한·일 양국이 2급 이하 군사기밀을 공유하면서 제3국 유출 방지 등 보안을 지키기 위한 협정이다.
 
2016년 11월 박근혜정부 때 발효됐고 문재인정부 때인 2019년 우리 측이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반발하면서 처음에는 ‘종료’를 통보했다가 ‘조건부 종료 유예’로 바꾼 조치다.
 
앞서 날로 고도화하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과 한··일 간 긴밀한 안보 협력 강화를 강조한 외교부는 21일 외교경로를 통해 2019년 일본 측에 통보한 지소미아 관련 두 건의 공한을 모두 철회한다는 결정을 서면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와 관련한 제도적 불확실성을 제거해 한·일과 한··일 군사정보 협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일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불거진 일본 교과서 문제로 정치권 등에서는 한·일관계의 긍정적 미래에 역풍이 불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무역 적자폭 확대 우려 목소리… 지소미아 정상화 효과에 대한 논란도 있어
 
이 밖에도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안보 성과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간 한국의 무역적자 1위국이 일본인 점을 고려하면 양국 교역량 증가로 오히려 우리의 무역적자 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은 한국이 가장 큰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 사우디아라비아(367억8000만 달러), 호주(261억8000만 달러), 일본(241억 달러) 등에서 적자가 크게 나타났다. 2015~2021년에는 일본에서 가장 큰 무역적자를 봤다.
 
특히 한·일관계 개선에 따라 대일 수출액이 증가한다는 대한상의의 보고서와 관련해서는 늘어날 수출만 집중조명하고 증가할 대일수입이나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측면은 외면한 채 긍정적인 효과만을 강조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반도체 3대 규제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해제에 대해서도 경제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수출규제 초반에 어려움을 겪은 반도체 업계였지만 현재는 정부의 소부장 산업 육성 및 수입다변화 대응으로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화수소의 대일 의존도는 수출규제 이전인 2018년 41.91%에서 지난해 7.66%로 34.23%p 떨어졌다. 또 EUV 포토레지스트의 대일 의존도는 50%로 감소했으며 휴대폰용 불화폴리이미드는 대체소재를 통해 대일 수입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안보 분야 성과 중 하나로 꼽는 지소미아 정상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야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23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날로 커지는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소미아 정상화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그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지소미아 정상화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일본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북한 핵미사일 등에 대한 보다 정확한 분석과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북한의 무기 진화로 인해 지소미아 효용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지소미아는 정상화 선언 이전에도 종료유예 상태로 정상적인 기능을 작동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하는 일본을 신뢰할 수 있느냐”며 “군사관계에서 신뢰할 수 없는데 지소미아를 어떻게 풀어주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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