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가 한·일관계를 악화시켰다고 비판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반일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라고 지적했다. 야당과 시민단체의 ‘굴욕 외교’ 비판을 여론전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21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문재인정부가 한·일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작심 비판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은 대통령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 정권 당시 반일 감정을 부추겨 한·일 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또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굴종·숭일외교’라며 공세를 펴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반일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세력”이라고 역공을 하기도 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생중계했다. 모두발언은 생방송으로 25분간 진행됐으며 메시지도 평소 국무위원에 지시하는 당부 말이 아닌 국민을 향한 연설 형태의 메시지로 채워졌다. 발언했던 분량 또한 윤 대통령의 제104주년 3·1절 기념사에서 했던 연설의 5배나 됐다.
윤 대통령이 읽어 내려간 모두발언은 한·일 관계 악화의 원인을 시작으로 한·일 관계의 변천사와 한일관계 개선의 당위성 등이 중심이었다. 이와 함께 윤석열-기시다 한일정상회담 결과 및 성과와 강제징용 3자 변제안의 제안 배경, 일본의 호응 촉구 등도 담았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한·일 관계 악화의 원인이 문 전 대통령이라며 자신은 그 길을 걷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
·일 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며 “이 때문에 양국 국민과 재일동포들이 피해를 입고 양국의 안보와 경제는 반목의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했지만 자신은 반대 여론 속에서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단 의지를 부각한 것이다.
이어 “저 역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편한 길을 선택해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지만,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가 한일 정상회담을 굴욕외교라 비판하는 것에 대해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이들을 비난했다. 지지율 하락을 감수하면서도 일본에 타협을 시도했음에도 민주당은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처칠 수상의 발언을 인용하며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이 잡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얻을 ‘국익’과 국민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반도체 등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2050탄소중립 이행 공동 대응, 글로벌 수주시장 공동진출, 한국산 제품의 일본 시장 진출 확대, 일본인 관광 회복에 따른 내수 회복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우리 측 실익으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작년 5월 대통령 취임 이후 존재마저 불투명해져 버린 한·일 관계를 손을 놓고 마냥 지켜볼 수는 없었다”며 “미·중 전략 경쟁, 공급망 위기, 북한 핵 위협 고도화 등 복합 위기 속에서 한·일 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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