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브가 아담에게 선악과를 먹으라고 꼬드겨 천국에서 쫓겨난 이래 거짓말이 됐건 살인이 됐건 죄를 지은 모든 인간은 그에 합당한 벌을 받았다. 다만 21세기 대한민국은 예외다. 죄인이, 거짓말쟁이가 목청 높이고 가두시위에 나서며 애국자인 척한다.
우리나라 죄인이 걸린 병은 허언증(虛言症)이다. 거짓말이 지나쳐 병이 되는 걸 말한다. 허언증 환자는 거짓말할 때 죄의식이 없다. 거짓말하는 게 습관이기도 하지만, 거짓말 안 하면 불리해지고 이익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담과 이브의 시대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른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최대 죄인 히틀러가 자살했다. 온갖 만행을 저지른 히틀러를 생전에 처벌할 기회를 놓친 국제사회는 ‘선동범죄 처벌법’을 만든다. 수정주의자·음모론자들이 히틀러가 저지른 죄악을 부정하는 일이 잇따르자 법으로 선동범죄를 처벌하게 된 것이다. 이 법에 따라 “홀로코스트는 없었다”고 주장한 오스트리아 역사학자가 2006년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보다 주먹이 빨랐던지 히틀러의 동지였던 무솔리니는 광장에서 공개적으로 매 맞아 죽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는 2023~24시즌부터 등번호 88번을 영구 금지시켰다. 히틀러에 대한 경례 구호 ‘하일 히틀러’가 ‘HH’로 표기되는데, H가 알파벳 여덟 번째 문자이기 때문에 88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범죄에 대한 처벌은 단호하다.
히틀러와 활동 시기가 겹치는 오자키(尾崎秀実)란 일본인은 2차대전 종전 1년 전 사형이 집행됐다. 신문기자 출신으로 일본정부 핵심에서 활동했던 오자키에 대한 평은 엇갈린다. 하지만 구소련의 스파이이자 선동가였다는 사실에는 이론이 없다. 일본이 그의 정신적 지주인 소련을 침공하는 걸 막기 위해 일본군의 진로를 소련이 아닌 동남아 쪽으로 트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일치한다. 오자키는 히틀러와는 비교도 안 되게 선한 엘리트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는 소련 스파이였고, 그건 현행법 위반이었다. 그래서 법에 따라 사형이 집행됐다.
오자키 사형 집행 50년쯤 뒤 남미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총에 맞아 죽었다. 콜롬비아 법무장관 암살 사주를 비롯 3000건의 자살폭탄 테러와 시민 2000여 명 살해, 민간 여객기 폭파 테러 등의 혐의를 받은 인물이다. 법정이 아니라 경찰의 체포 작전 도중 머리에 총을 맞고 죽었다. 멕시코의 전설적인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역시 10만 명 살해·마약 밀매 등등의 혐의로 2019년 ‘종신형+30년형’을 선고받고 미국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아담과 이브에서 멕시코의 차포에 이르기까지 지은 죄는 다르지만 ‘죄를 지으면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것은 동서고금 세계 공통의 원칙이다. 그 원칙이 우리나라에선 통하지 않는다. 과자 하나 훔쳐도 명백한 죄가 되지만 요즘 한국에선 엄청난 괴담을 퍼뜨려도, 그래서 국민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쳐도 처벌받지 않는다. 괴담과 선동으로 인한 손실액이 수조 원에 달하고, 시간이 지나면 괴담 대부분이 거짓말로 밝혀져도 괴담을 퍼뜨린 자·선동한 자들은 책임지지 않았다. 면책특권을 누렸다.
2000년대 초 승려 지율과 환경 단체들이 습지 및 도롱뇽 서식지가 파괴된다며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구간 공사를 6개월간 막았다. 사후 환경영향평가 결과 천성산 일대 습지, 도롱뇽알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들 때문에 145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도롱뇽 보호자를 자임했던 이들은 아무 해명이 없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 난다”는 괴담이 탄생했다. 나라 전체가 들썩였다. 사회 불안에 따른 거시경제적 비용과 공공 개혁 지연에 따르는 비용 등으로 피해는 3조7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국내 광우병 발병 사례는 없다. 허위로 판명 난 뒤 MBC는 PD수첩의 선동을 사과하고 PD들에게는 정직 3개월·감봉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법원은 2012년 MBC 제작진에게 내린 징계를 무효화시켰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때 환경 단체는 “기지가 생기면 붉은발말똥게·맹꽁이 등이 사라진다”며 반대했다. 인구도 줄어들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해양수산연구원 조사 결과 해양 생태계는 양호했고 인구는 오히려 늘었다. 대신 공사 지연으로 피해가 275억 원 발생했다. 기지 건설 반대 시위자에게 구상금 34억5000만 원이 청구됐지만 문재인정부는 법원 조정을 수용하는 형식으로 구상금을 포기했다. 처벌받은 사람들도 사면 복권됐다.
“사드가 배치되면 성주 참외는 전자레인지 참외가 된다”고 좌파와 민주당은 춤추며 선동했다. 거짓말이었다. 괴담 때문에 참외 매출이 10%가량 줄었지만 이번에도 처벌받지 않았다.
이 모든 선동을 주도한 좌파와 민주당은 요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괴담 선동에 총집결했다. 민주당은 호주·뉴질랜드·태평양 도서국 18개국에 오염수 방류 공동 대응에 나서 달라는 서한을 발송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단식투쟁과 장외 집회를 하고 있다. 과학과 국격을 짓밟고 있다. 하지만 아마, 이번에도 처벌받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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