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감기와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어 최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로 떠들썩하다. 필자도 오십 평생 처음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 30대 안팎 무렵 감기나 독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큰 코 다친 경험이 있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비염이나 축농증·기타 합병증들로 이어지고 만성화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필자는 나이 서른이 채 되기 전에 잦은 감기와 독감 끝에 만성 비염에 이어 축농증 환자가 되었다. 6년간 수술 두 번에, 부비동(얼굴뼈 안의 빈 공간)과 비강(코 속 공간) 사이의 뼈에 튜브를 박는 시술까지 받았다. 그 튜브 끝에 바늘을 뺀 주사기를 연결하여 하루에 3번 생리식염수로 부비동을 씻어 내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진득한 코가 쏟아지거나 목 뒤로 넘어가는 통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결국 축농증 합병증으로 만성 후두염에 걸렸고 목소리마저 변해서 쉰 소리가 났다. 장기간의 항생제 투약은 위장 장애까지 일으켜 생겨 직장 생활도 힘들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투병 생활에 좌절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건강한 지금의 모습이 새삼 신기하다.
감기와 독감이 합병증으로 진행되지 않고, 웬만해선 감기에 안 걸리는 몸이 되려면 병원 치료를 기본으로 하여 자연요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자연요법이란 우리 몸의 원래의 자연 치유력을 복원시키는 방법을 일컫는다. 서양의 의학계에서는 동양 전통의학과 자연요법을 ‘인류 경험의 과학’이라고 정의한다. 국내에서는 민간요법 정도로 치부하는 것들을 서양에서는 체계적으로 연구·정립하여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정식 치료로 활용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필자는 요가 수련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자연요법을 접하게 되었다. 이를 꾸준히 실천하여 나와 가족의 만성 호흡기 질환 완치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면역력 개선에 큰 도움을 받았다. 자연요법 관점에서 호흡기에 약이 되는 꿀팁 두 가지를 소개한다.

호흡기에 약이 되는 자연요법 2가지
첫 번째는 혈자리 지압과 경락 마사지다. 코감기·비염·축농증 개선에는 영향혈·정명혈·사백혈, 이 세 가지 혈자리가 핵심이다. 영향혈은 얼굴의 양 콧망울 끝에 양 뺨과 만나는 지점이고, 정멸혈은 안경이 코에 얹혀지는 부위(코 패드)이다. 이 두 곳을 자주 지압하고 둘 사이를 연결하여 문질러 마사지를 하면 코가 시원해진다.
사백혈은 코 좌우 1.5~2.5센티 정도 떨어진 지점(부비동 부위)에 살짝 꺼진 자리다. 사백혈 또한 알러지성 비염과 코감기·만성 비염·축농증에 특효다. 사백혈을 지압해 보면 증세가 심할수록 압통이 크다. 필자는 아침저녁으로 세수할 때마다 이 세 가지 혈자리를 자극한다. 이 방법이 일상 루틴이 된 지 15년차다. 덕분에 오래전부터 코감기를 모르고 살고 있다. 이 지압법은 양 손가락들을 구부렸을 때 튀어나온 손가락 관절 부분으로 긁듯이 눌러 주면 하기 쉽다.
어릴 때부터 비염으로 고생하던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지압을 자주 해 주었다. 처음에는 응하지 않던 아이들도 마사지 오일로 영향혈에서 정명혈까지를 100회 정도 문질러 주면 답답한 코가 뚫렸다며 나중엔 자진해서 얼굴을 들이밀 정도였다.
호흡기 질환 개선에는 ‘폐 경락’ 마사지도 효과적이다. 폐 경락은 어깨 앞쪽 중부혈에서 시작하여 팔 안쪽을 지나 엄지손톱 옆, 소상혈에서 끝난다. 이 라인을 따라 오일로 열감이 날 때까지 마사지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아로마(aroma) 요법(therapy)이다. 아로마 오일(oil)은 식물의 향기 성분을 오일 형태(향유·정유)로 추출한 것이다. 아로마테라피란 이 오일의 향기를 맡거나 몸에 마사지하는 방법으로 서양에서는 정식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프랑스·벨기에에서는 의사나 약사가 아로마테라피를 시행하도록 제도화되어 있어서 메디칼 아로마로 불린다.
아로마테라피에서는 코 부위 호흡기 약으로 페퍼민트와 유칼리툽스 아로마를 많이 쓴다. 필자는 이 두 가지 아로마의 향이 집 안에 늘 퍼지도록 해 두고, 무색무취한 피부용 식물성 오일을 섞어서 향기 흡입과 폐경락 마사지에도 사용했다. 또 허브(herb)류인 페퍼민트 생잎을 찧어서 훈증기에 넣고 뜨겁지 않은 위치에서 증기를 흡입하는 방법도 써 보았다. 이는 이비인후과의 증기 흡입 치료법을 응용한 아이디어다.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시기를 자연요법으로 건강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 보자. 지압과 마사지는 세수할 때·로션 바를 때·쉬는 시간에 틈틈이 할 수 있다. 자연의 선물이자 고대의 의사들도 처방한 기록이 남아 있는, 천연 아로마를 활용한 자연요법도 효과 만점이다. 30살 비염이 만성화되어 여든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호흡기를 돌봐야 할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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