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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추경호 부총리의 ‘작은 정부’는 계속돼야 한다
임진영 금융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27 00:02:40
▲ 임진영 금융팀장
윤석열정부의 첫 경제수령탑이었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작년 5월 정권 교체가 이뤄지고 새 정권 출범과 함께 20개월간 윤석열 대통령과 발맞춰 국가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해 온 추경호 부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국회 입성을 위해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1년 8개월 동안 국가 살림을 이끌어 온 추경호 부총리의 최대 업적은 윤석열정부의 국가 정책 아젠다인 작은 정부’ 기조를 흔들림 없이 우직하게 지킨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기준 금리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글로벌 대외 환경이 지극히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추 부총리 앞엔 세금을 쏟아 붓는 추경예산 확대라는 쉽고 편한 길을 택하고 싶은 유혹이 산적해 있었다.
 
하지만 추 부총리는 반대로 내년도 재정지출 증가율을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인 2.8%로 억제하면서 국가재정을 건전하게 다지는 예산 정책을 실현했다. 이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윤 정권에 비판적인 스탠스를 취해 왔던 일부 언론들이 일제히 나서 추 부총리의 예산 정책에 날선 반응을 보였다.
 
고금리·고물가로 민생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예산을 확대해 세금으로 서민 경제에 도움을 보태는 재정정책을 쓰라는 것이 추 부총리와 윤 정부의 예산안을 비판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에서 천문학적으로 세금을 쏟아 붓는 방만한 재정정책을 5년 내내 유지하는 바람에 윤 정부는 누적 국가 채무 1000조 원이라는 빚더미 정부를 물려받은 상황이다.
 
추 부총리와 윤 정부가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흔들려 지난 문 정권과 같은 방만 재정 기조를 그대로 실행할 경우 단기간에 민생 어려움이 일부 나아지는 착시 효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끝에 남는 것은 국가 파산일 것이다.
 
결국 추 부총리와 윤 정부는 여론 일각의 극심한 비판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예산안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매는 긴축재정기조를 지켰다. 이런 뚝심 있는 재정정책을 펼친 추경호 부총리에겐 추경불호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추 부총리의 업적은 비단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관가에서 추 부총리에 대한 신망은 두텁다. 기획재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올해 초 실시된 닮고 싶은 상사투표에서 추경호 기재부 장관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획재정부에서 현직 장관이 베스트 상사에 뽑힌 것은 7년 만의 일이다. 문재인정부의 기재부 장관인 김동연·홍남기가 현직 장관으로 있던 당시 워스트 상사로 꼽힌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홍남기와 김동연은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하명식 정부 경제정책에 질질 끌려다니면서 정작 기재부 내부와는 괴리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또 한편으로는 기재부의 기강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지나치게 작은 업무 부분에 일일이 간섭하면서 기재부 안에서 신망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재부에 6년 만에 컴백한 추 부총리는 이들과는 달랐다. ‘작은 정부아젠다를 추진하는 윤 정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기재부가 여당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여의도와는 일정 부분 독립된 행보를 보였다.
 
문재인정부 하에서 실종됐던 과장급 실무 직원의 보고 전통을 다시 살려 장관과 직원이 따로 놀던기재부 상하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한편 추 부총리 스스로도 가감 없이 직원 간 소통을 늘렸다. 그 결과 문 정권 기간 여당에 끌려다니면서 사기가 떨어졌던 기재부 내부의 분위기도 추 부총리가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소문이 들린다.
 
이렇게 나무가 아닌 숲을 보고 국가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어렵고 험난한 길을 택하는 한편으로 침체됐던 기재부 조직문화를 개선시킨 추경호 부총리가 경제 정책 수장 자리에서 내려와 다시 정치 일선에 나서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보다 정확히는 추 부총리가 다시 여의도에 등판해야 할 정도로 내년 봄 총선 분위기가 워낙 심상치 않은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단순히 현재의 여소야대혁파가 아니라 야당이 대통령을 탄핵시킬 수 있는 국회 200석 장악 시나리오가 흘러나오는 위기 상황에서 추 부총리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등 윤 정부의 핵심 인사들까지 총선에 나서야 하는 것은 그만큼 현 시국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
 
정부 업무 실무를 담당하면서 국가정책을 실현할 유능한 인재들이 입법부 수호를 위해 여의도에 뛰어든다는 것은 어찌 보면 국가적인 손해다. 그러나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입법부에서의 권력이 흔들리면 결국 정부가 통째로 흔들리는 셈이니 국회 의석 수 확보에 손을 놓고 있을 수만도 없는 일이다.
 
모쪼록 추 부총리의 후임인 최상목 후보자가 추 부총리의 기조를 이어받아 윤 정부의 작은 정부아젠다를 흔들림 없이 실현하고 국가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기재부를 순탄히 이끌어 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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