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칼럼] 류석춘 교수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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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는 매춘’ 발언 문제없다 법원이 교통정리
萬惡의 뿌리인 위안부 3대 거짓말 깬 건 아냐
램자이어 하버드대 교수가 쓴 신간에 주목할 때

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1-30 06:30:50

때론 이런 맛으로 세상을 산다. 완고한 사회통념에서 벗어나 한 걸음 나아간 법원의 판결에 박수를 보낸다.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4일 법원 판결(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 얘기다. 많은 이들이 지켜본 재판이었다. 필자 역시 “엄연히 무죄”라고 3주 전 지면에서 밝혔던 사안이다.

그러나 모든 게 풀린 건 아니다. 법원은 쟁점 네 개 중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정대협이 허위진술을 강요했다는 류 교수의 주장은 정대협(현 정의연)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판결했다. 그 점 아쉽다. 그러저런 이유로 이번 판결은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 차제에 근본적 문제제기를 하자. 왜 강의 중에 했던 발언으로 교수가 법정에 서야 했나? 이래도 되는 걸까?

애시당초 그걸 문제 삼았던 정의연의 5년 전 고발 자체가 잘못이다. 검찰이 기소한 것부터가 문제다. 이런 걸 무시한 채 진행된 재판 과정 5년은 정의연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빅브라더이고, 그들의 덫에 우리가 갇혀 있음을 보여 줬다. 정금영 판사도 판결 곳곳에서 줄타기한 흔적이 없지 않다. 정의연을 의식하면서도 양심적 학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으려고 애쓴 것이다.

그런 절충을 이해 못 할 게 아니다. 재판에서 법과 양심이 물론 중요하지만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사건일수록 당시의 권력 관계와 사회 통념도 무시 못 한다. 그걸 경계한 나머지 3주 전 ‘위안부 관련 3종 한 세트의 거짓말’이란 칼럼에서 나는 밝혔다. 위안부 관련 3대 거짓말인 강제동원설·성 노예설·전쟁범죄설은 몽땅 대국민 사기극이고,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다.

“엄연히 그는 무죄다. 그 사건을 맡은 재판부나 검찰이 위안부와 관련된 3대 거짓말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재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 한국인 99%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거짓말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는 이들을 향해 매국노·토착왜구 딱지를 붙이고 생난리다.”

왜 이번 재판에서 판사는 위안부 3대 거짓말을 꼼짝 못 할 그 무엇이라고 인정하고 들어가는가. 이번 판결에서 판사는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한 것은 사실 적시가 아니고 학문적 견해 제시라 하며 슬쩍 비켜선 것이다. 때문에 명예훼손까지는 아니라고 넘어갔을 뿐이다. 판사는 류 교수의 발언이 “(사회)통념에 어긋나는 것이고 비유도 적절치 않았다”고 호령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부에서 심어 준 통념의 함정을 벗어나자는 게 근현대사 공부를 포함한 대학 강의의 목적이 아니던가. 그건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철학자 플라톤의 목표이기도 했다. 그는 현상세계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지식 정보를 ‘억측에 의한 견해(억견·臆見)’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함정에서 벗어난 참된 지식을 이데아라고 특별히 규정한 것이다.

맞다. 대학에서 그런 작업을 하지 않으면 누가 할까. 위안부 3대 거짓말은 그래서 문제다. 더욱이 그건 종북 성향이 의심되는 정대협이 심어 준 수상쩍은 거짓말, 추악한 대국민 사기극이다. 실은 최근 새삼 놀랐던 것은 존 마크 램자이어 미 하버드대 교수의 신간 ‘하버드대 교수가 들려주는 위안부 문제의 진실’(미디어워치)의 등장이다. 그야말로 정곡을 찌른다.

“윤미향은 한국과 일본의 화해를 방해하면서 북한의 오랜 이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406쪽) “윤미향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한국의 반일 적개심을 부추기는 종족적 민족주의(ethno nationalism)에 불을 질러 왔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녀는 북한 정권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해냈다.”(407쪽)

재판부가 편견을 거두고 이런 책을 충분히 공부했다면 이번 ‘절반의 성공’을 넘어 위안부 문제 끝장 판결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에 더해 ‘일본군 위안부 인사이드 아웃’(주익종 지음, 이승만북스), ‘빨간 수요일’(김병헌 지음, 미래사)을 읽었더라면 더욱 좋았으리라. 그럼에도 이번 판결은 지난 연말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에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결과 같은 맥락이다.

어쨌거나 세상은 좋아지고 있다. 법원에서 들려오는 이런 잇단 낭보의 배경에는 윤석열정부의 한·일 관계 정상화 노력이 작용하고 있다. 그 점 정말 고맙다. 만에 하나 2년 전 이재명 같은 인간이 집권하고 그들이 미친 반일 드라이브를 거듭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경우 이런 의미 있는 판결이 가능했을까. 그리고 글 말미에 하나 더 덧붙인다.

램자이어 교수의 신간엔 판사는 물론 국민 모두가 볼 내용이 상당수 들어 있는데 조만간 제대로 된 서평을 칼럼으로 쓰려 한다. 정의연이 심어 놓은 거짓말 뒤엔 어떻게 북한이 똬리를 틀고 있고, 여성운동가 그룹과의 커넥션이 어떤가를 다시 밝힐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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