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감기 환자 수액(영양제) 처방 시 실손보험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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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지급 막고자 과거에 비해 지급기준 까다로워져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2-06 06:30:30

겨울을 지나며 봄이 오기까지 환절기가 시작되며 적잖은 사람들이 연중행사처럼 앓고 지나가는 대표적인 질환이 있다. 바로 감기다. 감기 환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개인에 따라 몸이 아픈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병원 한 번 안 가고 이겨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 병원에 가서 각종 항생제 처방을 비롯해 수액(영양제)까지 주사 처방받아 치료하는 경우도 있다. 이 중 그동안 아주 흔하다면 흔했던 수액 처방에 대해 어느 순간부턴가 실손보험 청구를 하면 보험금 지급이 수월하지 않게 됐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우선 가장 중요하게 기억해야 하는 사항이 있다. 수액 처방의 경우 실손보험 청구를 했을 때 감기뿐 아니라 모든 질환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인데, 치료 목적으로 처방을 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사실 이 부분은 치료를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감기로 몸이 너무 힘들어서 병원에 갔고 의사가 진료 후 처방해 준 것이면 치료 목적이 분명할 텐데, 푼돈 몇 푼에 ‘보험사기꾼’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알아 둘 것이 있다. 물론 많이 아파서 진료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실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조금만 아파도 값비싼 수액 치료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액을 비급여 처리해 처방받은 후 보험금 지급 신청을 하는 사례가 그동안 정말로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결국 이러한 처방에 대해 보험사가 좀 더 깐깐하게 지급 심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게 된 것이다.

그럼 무엇을 확인해 봐야 할까. 실제로 보험금 청구를 하고 나면 보험회사로부터 혈액검사를 시행했는지를 확인하는 문의 전화가 걸려 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혈액검사를 한 후 수액 처방을 했다면 마땅한 사유를 근거로 한 것이므로 그 근거를 보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보면 질병의 치료 목적으로 수액이 처방되는 경우 급여(건강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도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바로 비급여로 처방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중 가장 많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다. 아이는 아직 말은 제대로 못하고 아프다고 울기만 하고 뭐라도 조금 먹였다 하면 모조리 토해 내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가정해 보자. 병원에서 아이의 상태를 보고 바로 수액 처방을 한 건데 혈액검사 결과지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실손보험 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 수액부터 처방해 달라고 하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이런 경우가 급격하게 늘어나다 보니 보험회사가 이젠 묵인하지 않고 원리 원칙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보험회사의 편을 들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15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보험금 청구와 관련된 상담을 해 오면서 느낀 것은 보험 혜택이 된다고 하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너나 할 것 없이 보상을 받으려는 경우가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도수 치료, 백내장·피부 시술 등이 수액 처방과 더불어 대표적인 또 다른 예다. 보험금 청구에서 사각지대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과거 영수증만 제출하면 수액 처방 보험금을 지급해 줬던 게 이제 꿈만 같은 이야기가 돼 가고 있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항상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문제 앞에서 병원과 환자 모두 선을 넘지 않는 치료 권유와 보험금 신청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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