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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진칼럼]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 조정진 발행인·편집인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원로 가수 나훈아가 2020년 한가위 때 선보인 테스형이라는 노랫가사다. 나훈아가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곡으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B.C.470~B.C.399)를 소환해 금세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됐다. 아버지 산소에 핀 제비꽃과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 들국화를 보며 어리광 부리는 자식의 심정이 애잔하게 묘사돼 있다.
 
인류 최대의 교사소크라테스는 서양철학의 거두 플라톤의 스승으로 지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의·절제·용기·경건함 등을 가르쳐 많은 청년에게 큰 감화를 주었으나 공포정치 시대의 참주였던 크리티아스 등의 출현이 그의 영향 때문이라는 모함을 받게 되어 청년을 부패시키고 국가의 여러 신을 믿지 않는 자라는 죄명으로 71세 때 사형당했다.
 
보통은 소크라테스가 사약을 마시며 악법도 법이다라고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였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는 사약을 여러 번 뒤엎어서 간수들이 억지로 먹여 최후를 맞이했다고 제자 에우렐은 기록했다. 그가 살던 시대는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부패한 시기였다. 궤변이나 일삼는 소피스트들이 들끓는 등 사회 전반의 윤리적 타락이 극심했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무지(無知)’ 때문으로 보았다. 결국 현실을 비판하다 권력자의 노여움을 사 죽임을 당한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떠난 지 2400년도 더 지난 20242월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여의도는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총선거를 준비한답시고 여념이 없다. 당 대표에게 밉보인 자들은 가차없이 컷오프라는 국적 불문의 외래어와 함께 후보 자격마저 박탈당한 채 탈당이냐 정계 은퇴냐를 고민하고 있고, 한쪽에선 일찌감치 멍석을 깐 신당 창업주들이 이삭줍기를 벼르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과 세종시의 보건복지부는 멀쩡한 교육부를 제쳐 놓고 일방적으로 의과대학 정원을 연 2000명씩 늘리겠다고 선포했다가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을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 반발에 직면해 있다. 정부에서 나오는 성명서는 하나하나가 갖은 희생 끝에 극복한 군사정부 때의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명령·협박 어투다. 누가 봐도 소수인 의료계 종사자와 다수인 환자·간호사 등 유권자를 갈라치기 해 4월 총선거에 이용하려는 꼼수로밖에 안 보인다. 머리 좋은 의사들이 그 수를 훤히 읽고 있으니 출구 전략이 궁금하다.
 
세기와 더불어라는 전범(戰犯) 북한 김일성 회고록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의혹을 받는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애써 부인하던 비례 위성정당인 민주개혁진보연합을 만들어 통합진보당 후신을 포함한 대한민국을 부인하는 제(諸) 세력과 선거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정치권이 스스로 총선거가 끝나자마자 없어질 ‘떴다방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선거 비용을 모두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여당의 당 대표격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인물은 심층·탐사 취재 끝에 북한과 국내 친북 세력이 주도해 일으킨 내란으로 재규명된 광주5·18사건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망발을 한 데 이어, 스카이데일리가 연초 발간한 40면짜리 ‘5·18특별판을 의정 참조용으로 동료 의원들과 공유했다는 이유로 인천광역시의회 의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만행을 거질렀다.
 
국민의힘이라는 그럴 듯한 당명을 가진 여당은 전 국민의 과반수가 인지하는 20204.15총선거의 부정성을 아직도 부인하고 있다. 부정선거로 낙선한 게 명확해 4년 내내 절치부심하며 부정선거 규명 운동을 펼쳐 온 민경욱 전 의원이 지역구인 인천연수구을에서 압도적 지지율 1등을 보였지만 컷오프 당했다. ‘부정선거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엔 부정선거라는 불의에 학생들이 들고일어난 ‘4·19혁명 정신이 들어가 있는 데도 말이다.
 
테스형’의 노랫말대로 세상이 왜 이래하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소크라테스 제자(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위한 좋음의 과학은 정치라고 했다. ‘최고의 좋음은 치국책(statecraft)이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게 국가의 통치술이라고 했다. 정치의 목적이다
 
건국 초기 민주당의 초석을 닦은 유석 조병옥 박사는 정치 문제에 있어서 개인의 완성이 국가의 목적이요, 국가는 개인 완성의 조정 기관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이승만과 함께 대한민국이 사유재산제자유경제원리라는 정치경제 체제를 선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우리는 건국 시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왜 못 만들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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