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반토막’ 줄었음에도 미흡한 공시는 여전 (M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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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물적분할 투자자보호방안 마련
신설회사 상장시 주식매수청구권 일부 제한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6 12:00:37

▲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회사의 물적분할 추진 건수는 19건으로 전년(35건) 대비 16건(-45.7%) 감소했다. 물적분할 관련 투자자보호 제도 주요 내용. 금융감독

물적분할 시행에 나선 상장회사가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등 주주 권익 보호에 나섰지만 공시에 담긴 내용은 여전히 구체적이지 않았다. 일부 상장사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한하기도 했다.

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장회사의 물적분할 관련 투자자보호 현황 점검’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회사의 물적분할 추진 건수는 19건으로 전년(35건) 대비 16건(-45.7%) 감소했다. 최근 5년간(2018~2023년) 가장 작은 규모다. 증시 열풍이던 2020년(49건)과 비교해서는 30건 줄어들었다.

물적분할은 자산·부채를 분할해 회사를 설립하고 존속회사(모회사)가 분할된 신설회사(자회사)의 주식을 100%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주주는 존속회사를 통해 신설회사를 간접적으로 소유하게 되는데 자회사의 가치가 모회사 가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지속 제기되곤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물적분할을 추진한 회사는 강화된 공시서식에서 요구하는 물적분할 관련 △구조개편 계획 △검토내용 △주주보호방안 등의 항목을 누락 없이 공시했다.

다만 일부 회사는 분할의 목적·효과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았다. 자회사 경영권 양도 등 구조개편 계획 변경과 관련해 정정 공시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례로 A사는 경영효율화·전문성제고 등 분할의 일반적인 목적·효과, 분할 후 구조개혁 개편이 미치는 영향을 회사·주주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기재했다. B사는 물적분할 후 신설회사의 경영권 양도 등 구조개편 계획이 없다고 기재했지만 정정 공시를 내지 않고 분할 직후 1개월 내 신설회사를 매각했다.

분할 반대 주주의 주식을 사는 데도 일부 미흡했다.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을 의결한 13개사는 분할을 반대한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했고 총발행주식 대비 평균 0.9주의 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1개사는 주주의 대규모 청구권 행사로 분할을 철회했다. 다만 일부 회사는 분할 관련 주주확정 기준일을 이사회 결의일 이전으로 정해 일부 주주의 매수청구권을 제한했다.

상장심사에는 대체로 신경 썼다. 물적분할 자회사를 상장할 때 모회사의 일반주주 보호 노력에 대한 한국거래소 심사를 강화한 게 대표적이다. 작년에 상장한 1개사는 모회사 주주에 대한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자기주식 매입·소각, 현금배당 등 자회사 상장 시 다양한 주주보호방안을 마련했다.

금감원은 물적분할 공시 및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관련 미흡 사례에 대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을 통해 기업에 유의하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물적분할 및 구조개편 계획이 미치는 영향을 회사·주주로 구분해 충실시 기재할 수 있도록 내달 중 공시서식을 개정하고 주식매수청구권 등 투자자보호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