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친동생, 형 팔아 수천 만 원 받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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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시설물 자재 대리점업자에게 3300만 원 가로채
2년6개월 동안 단 한 푼도 안 갚아… 영업 실적도 전무

김준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1 09:04:48

▲ 현역 국회의원의 친동생 B씨가 교통시설물 자재 대리점업자로부터 관공서 납품 수주를 해주겠다며 3300만 원을 받아낸 뒤 2022년 3월 업자 A씨에게 2차례에 걸쳐 나눠 갚겠다며 써준 각서. B씨는 현재까지 한 푼도 갚지 않고 있다. 제보자 제공

현역 국회의원 친동생이 형의 후광을 이용해 교통시설물 자재 대리점업자로부터 관공서 납품 수주를 해주겠다며 수천만 원을 받아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그는 자신의 친형이 국회의원이고 정부 고위관료까지 한 점을 이용해 해당 업자를 속여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직전 지인을 통해 국회의원의 친동생인 B씨를 소개받았다. B씨는 여러 사업 얘기를 꺼내며 형이 현직 국회의원인데다 고위관료를 했기 때문에 자신이 도로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 수주를 받아올 수 있다며 A씨에게 접근했다.

국회의원의 동생 B씨는 과거에도 몇몇 관공서에서 납품 수주를 받았다며 A씨에게 자랑삼아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의 말만 믿고 2021년 5월부터 딸 명의로 교통시설물 자재 대리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해당 대리점은 도로 가드레일이나 중앙분리대 같은 교통시설물을 공급처에 납품토록 해주고 인센티브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B씨는 이때를 전후로 영업이나 생활비 명목으로 A씨에게 돈을 요구했다. 그가 2021년 3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6개월 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A씨에게 받아낸 돈이 3300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A씨에 따르면 B씨는 돈만 가로채고 영업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후 B씨는 가져간 돈을 갚겠다며 최근까지 2년 6개월간 100여 차례 약속을 했지만 아직까지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가 적게는 몇십만 원부터 많을 때는 500만 원까지 받아 갔지만, 그가 실제로 영업을 해 온 적은 아예 없었고 회사에 도움을 준 것도 전혀 없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선 법조계에선 B씨의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형법상 다른 사람을 기망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A씨는 11일께 B씨를 경찰에 사기죄로 고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B씨가 자신에게 했던 방식으로 다른 업체에서도 돈을 뜯어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A씨는 “B씨가 얼마 전에는 안산의 한 회사에도 영업을 해줬는데 4500만 원을 못 받았다며 이것만 받으면 이자까지 모두 갚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10원도 갚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B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다음달에는 꼭 갚는다고 A씨에게 약속했으며 지금까지 100여 차례 약속을 어겼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B씨의 친형 의원실 관계자는 “두 형제가 모두 예순이 넘었는데 극히 화목한 집안이 아닌 이상 그 나이에 형제들 간에 왕래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느냐”며 “이 건은 개인적인 일이고 C의원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했다.

김준구 기자 jk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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