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비주택 부동산 침체… 건설·부동산발 금융 위기 재점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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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고위험 대출 비율 역대 최고치 기록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9 13:39:07

건설·부동산 대출 부실이 가속화되면서 금융 시장의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방과 비주택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건설·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금융 위기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대출 잔액은 512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9조3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은행권 대출이 26조 원 늘어나면서 증가 폭이 컸다. 반면 건설업종 대출은 114조5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악화는 대출 부실 지표로도 나타났다. 2금융권의 건설·부동산 대출 연체율은 각각 8.94%와 6.85%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건설업에서 24.0%·부동산업에서 20.38%에 달했다.

부동산 NPL 비율은 1년 사이 14.42%p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는 PF 사업장에서의 부실이 지방과 비주택 부동산 시장에서 특히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방과 비주택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부동산 PF의 리스크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방 부동산 경기와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주요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PF는 시행사의 적은 자기자본 비율로 인해 차입과 선분양 대금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PF 사업의 건전성은 더욱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 상승은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분양률 하락은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국내 정치적 혼란도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전국 아파트값은 6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울은 소폭 상승했지만 경기와 인천 지역은 각각 0.02%·0.10% 하락하면서 수도권 전반에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을 통해 위험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방과 비주택 시장의 근본적인 회복 없이는 금융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과 정책 당국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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