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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여왕’(2003)은 150장 한정 인쇄된 뱅크시의 판화 작품으로 왕관과 목걸이를 착용한 원숭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미술품 수집가 2명이 이 작품과 관련해 뱅크시의 대행사에 계약 위반 소송을 냈다.
미술품 수집가 니키 카츠·레이 하우스는 2020년 3만 파운드(약 5089만 원)에 이 그림을 구입했다. 소장가가 사망하면서 유품 정리 차원에서 시장에 나온 작품이었다.
당시 이 작품에는 판매 내력이 담긴 서류가 빠져 있었기에 두 수집가는 대행사인 ‘페스트 컨트롤’ 사에 해당 작품이 진품인지 가품인지 가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3년째 대답을 듣지 못하면서 이들이 소송을 걸게 된 것이다.
페스트 컨트롤은 뱅크시가 직접 설립한 회사로 그의 작품을 보증하고 판매하는 일을 대행하고 있다.
원고 측은 “이 작품이 가짜라고 해도 괜찮다. 만약 가짜라면 판매자에게 문제를 제기하면 된다”며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입증 서류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두 수집가가 작품 진위 여부를 궁금해 하는 것에 반해 세계 언론과 미술 애호가의 관심은 이번 소송을 통해 드러날 수도 있는 뱅크시의 정체에 쏠리고 있다.
뱅크시는 영국의 화가이자 사회운동가·영화감독으로 ‘얼굴 없는 화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밤새 벽에 그림을 그려 놓고 아침에 사라지는 등의 기행으로 유명해졌으며 그림을 통해 미술계·정치·사회를 비판하는 일을 해 오고 있다.
지난해 9월 ‘프리즈 서울’ 행사의 일환으로 그의 작품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가 세계 최초로 한국을 찾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18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풍선과 소녀(Girl with the Balloon)’라는 이름으로 낙찰됐던 것으로 판매와 동시에 파쇄기가 작동해 그림을 찢는 퍼포먼스가 연출됐다. 이에 그림은 반은 액자 안에 반은 찢긴 상태에서 외부로 노출되는 희한한 모양새를 갖게 되었으며 그림값은 18억 원에서 302억 원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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