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개정된 단통법 시행 이틀 앞두고 부랴부랴 면피성간담회 진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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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시행령, 13일 방통위 전체회의서 관련 고시 의결 뒤 14일 시행
관련 고시 의결에 영향 없을 전망… 형식적 절차라는 비판도
업계 “졸속으로 시행령 개정 작업 진행했다는 비판 피하기 위한 것”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3 10:40:43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 현안 관계 장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정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시행령 시행을 이틀 앞두고 이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내왔던 알뜰통신사업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가 면피성 면담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2일 방통위 관계자에 따르면 방통위는 이날 개정된 단통법 시행령에 따른 고시 제정을 위해 알뜰통신사업자들의 의견 청취를 목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방통위가 단통법 시행령 고시 의결 및 발표를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알뜰통신사업자들의 의견 청취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부랴부랴 면피용 간담회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방통위가 오늘 급하게 알뜰통신사업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은 다음날인 13일 단통법 시행령 관련 새 고시에 대해 전체회의를 통해 의결을 한 뒤 언론 브리핑을 진행할텐데 그 전에 업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는 사실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단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게 알뜰통신업자들인데 방통위가 이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로 언론 브리핑 자리에 나섰다가 이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가장 큰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로 졸속으로 시행령 개정 작업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고시 의결 하루 전에 사업자들 의견 수렴에 나선만큼 고시에 대한 내용이 반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방통위의 이번 알뜰통신사업자 의견 수렴 과정은 형식적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앞서 6일 방통위는 단통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제3조 단서의 예외 규정 신설을 통해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이용자가 부담하는 비용 및 이동통신 사업자의 기대수익 등을 고려해 방통위가 정하는 고시 기준에 따라 지원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관련 고시 제정 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관련 고시는 11일까지 행정예고를 거쳐 13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되면 14일 관보 개제를 통해 실제 시장에서 시행된다.

이런 상황에서 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반대해 오던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8일 방통위에 휴대전화 통신사 이동지원금을 최대 50만 원까지 줄 수 있다는 내용의 ‘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 고시안에 대해 반대 의견서를 전달했다.

협회는 의견서에서 “최근 예고된 단통법 시행령 개정 및 후속 고시 제정으로 이통 3사의 과점 구조가 더욱 강화돼 알뜰폰 사업자들의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그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알뜰폰 사업이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번호이동 지원금으로 인해 알뜰폰 이용자의 이탈이 가속화돼 그나마 활성화를 기대했던 알뜰폰 사업자는 날벼락을 맞을 상황”이라며 “알뜰폰 사업자의 충격을 완화하면서 MNO(통신사업자)와 상생할 수 있는 제도 정립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에 대해서도 개인별 전환 비용에 따라 합당한 기준으로 서로 다르게 지급해야 하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 때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알뜰폰 사업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협회는 강조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