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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오래된 여성단체 중 한 곳인 천도교여성회가 25일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천도교여성회는 의암 손병희 선생의 부인 수의당 주옥경 여사가 중심이 되어 1924년 설립된 단체다. 창립 당시 명칭은 ‘천도교내수단’으로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숱한 여성 지도자를 길러 냈다.
전성기 때는 전국 200여 개 지부에 3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리기도 했지만 현재 천도교여성회는 전국 60여 개 지부에 30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천도교의 뿌리는 1대 교조인 수운 최제우로 거스러 올라간다.
수운은 거느리고 있던 노비를 해방시키고 며느리와 수양딸로 삼아 인간평등과 남녀평등을 실천했다. 또한 누구나 한울님을 모신 존재로서 남녀가 같은 조건에서 교리를 배우고 수련에 임하도록 했다.
2대 교조 해월 최시형은 “베 짜는 며느리가 곧 한울님”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부인(여성)은 한 집안의 주인이다. 구녀일남(남성 1명이 도통하는 동안 여성은 9명이 도통함)의 운수가 도래한다”고 했다. 또 “나(최시형)는 부인(여성)도 스승으로 삼는다”며 여성 존중의 교리를 펼쳤다.
동학의 ‘나를 향해 차리는 제사상’ 향아설위의 전통은 훗날 청수 한 그릇으로 제사상을 차리는 천도교 특유의 제사법으로 발전했다. 이 역시 과중한 제사 문화에 시달리던 여성을 해방시킨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대 교조인 의암 손병희는 이름 없이 ‘○씨 부인’ 등으로 불리던 여성들이 모두 이름을 갖도록 했다. 또한 동덕여학교(현재 동덕여대) 등 여학교를 운영하고 지원해 여성 인재 양성과 계발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바탕 위에 창립된 천도교여성회는 천도교내성단·천도교내수회·천도교부인회 등으로 바뀌다가 1968년부터 현재의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박징재 천도교여성회 회장은 “지난 100년의 천도교여성회의 역사는 곧 한국 여성운동 100년사다. 다가오는 100년을 살아가고 활동해 나갈 후학들에게 귀중한 지침이자 든든한 배경이 되어 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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