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연속 3%대 물가… 유가·환율 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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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가격 87% 이상 올라… 尹 “무제한·무기한 지원하겠다”
국제유가 5개월 만에 최고치… 석유류 14개월 만에 상승 전환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 1350원 수준… 수입 물가 끌어올릴까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03 13:06:38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1% 올라 2개월 연속 3%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고유가·고환율 등 불확실성이 물가 안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들어 1월 2.8%를 기록하며 2%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2월 3.1%를 나타내며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이후 재차 3.1% 오르며 정부가 올해 목표로 삼은 ‘2%대 물가’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번 소비자물가 상승은 농축수산물이 크게 오른 영향이 컸다. 장바구니 물가에 직격탄인 농축수산물은 11.7%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는 2021년 4월(13.2%) 이후 2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소류를 포함한 농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20.5%나 상승했다. 사과와 배 가격은 각각 88.2%·87.8% 상승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부도 위기를 인식하고 대처에 나섰다. 2일 윤석열 대통령은 “할인 지원과 수입 과일 공급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3월 하순부터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고 최근 국제유가 상승까지 반영되며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다”며 “국민이 체감할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무기한으로 투입하고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월부터는 기상 여건이 개선되고 정책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날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4월에도 농축산물 할인지원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고, 정부 직수입 과일 물량도 상반기 5만t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의 노력에도 국민이 물가 안정화를 쉽게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높은 수준의 유가가 석유류 품목 등의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1.2% 올라 1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2일(현지시간)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44달러(1.72%) 상승한 배럴당 85.15달러에 마감하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1.53달러(1.75%) 오른 배럴당 88.94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기감이 커지며 국제유가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 같은 높은 수준의 유가와 맞물리며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올해 첫 거래일(1300.4원) 대비 50원 정도 상승한 1350원대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3일 오후 12시 기준으로는 다소 내려 1달러당 1348.2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환율 상승은 결국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기 때문에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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