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의 자존심 바이에른 뮌헨 속절없는 추락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축구

12연패 노린다더니 리그 2위도 걱정해야 할 판
바이어 레버쿠젠 사상 첫 우승 눈앞… 다음주 확정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07 10:54:35

▲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7일 하이덴하임과의 원정경기에서 2-3으로 역전 패한 뒤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최고 명가는 단연 바이에른 뮌헨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축구를 사랑하는 독일인의 자존심이 곧 바이에른 뮌헨이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클럽이다.

칼 하인츠 루메니게. 프란츠 베켄바우어 등 숱한 별들을 배출한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 통산 22회 우승으로 분데스리가 최다 우승팀이다.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우승도 15회 역시 최다 기록을 보유중이다. 한번 달성하기 힘든 트레블(리그우승+컵대회+유럽챔피언스리그)을 2012~13시즌과 2019~20시즌 두차례나 위업을 달성했던 바이에른 뮌헨이다.

더구나 지난 시즌 나폴리를 이탈리아 세리에A를 우승으로 이끈 ‘통곡의 벽’ 김민재를 영입한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 12연패를 목표로 했다. 이러했던 독일 프로축구 최강 바이에른 뮌헨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바이에른 뮌헨은 6일(한국시각) 독일 하이덴 하임 보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분데스리가 28라운드 하이덴하임과의 원정 경기서 2-3 역전패했다. 더구나 하이텐하임은 올시즌 1부로 승격한 리그내 중하위권에 불과한 팀이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뮌헨은 19승 3무 6패(승점 60)째를 기록, 리그 2위 자리에 그대로 머물렀다. 지금 분위기라면 2위 자리는 고사하고 3위로 추락할 시나리오까지 걱정해야 할 뮌헨이다. 뮌헨은 이날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3위 슈투트가르트와 동률이 됐다.

현재 분데스리가는 바이어 레버쿠젠(승점 76)이 무패 행진을 달리며 사상 첫 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가운데 동력이 떨어진 뮌헨은 12시즌 연속 리그 우승이 사실상 물거품된 상황이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뮌헨은 전반 38분 해리 케인이 리그 32골을 터뜨리며 포문을 열었고 전반 종료 직전 세르주 그나브리가 추가골을 넣으며 기분 좋게 2-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후반들어 뮌헨은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뮌헨은 후반 5분과 6분 잇달라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고 후반 24분 클라인디엔스트에게 또 득점을 내주며 역전패하고 말았다. 김민재 역시 지난달 1일 프라이부르크전 이후 5경기 만에 선발로 출전했으나 팀의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김민재는 경기 후 독일 매체 빌트로부터 가장 낮은 평점 6을 받았다.

무엇보다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경기력이 심상치가 않다. 올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 토마스 투헬(독일) 감독의 열정과 에너지는 사라진지 오래다. 최근 리그 8경기서 3승 1무 4패라는 뮌헨답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3위 추락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바이에른 뮌헨에겐 치욕이 아닐 수 없다. 뮌헨은 2010~11시즌 도르트문트, 레버쿠젠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이듬해 2위에 오른 뒤 2012~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무려 11시즌 연속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바이어 레버쿠젠은 사상 첫 분데스리가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선두 레버쿠젠은 이날 독일 베를린의 알텐 푀스르테라이 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분데스리가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우니온 베를린에 1-0으로 승리했다. 더구나 2위 바이에른 뮌헨이 하이덴하임에 2-3으로 패하면서 레버쿠젠은 당장 다음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레버쿠젠은 뮌헨보다 승점16 앞서 있다.

팀당 6경기씩을 남겨놓은 가운데 레버쿠젠이 15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29라운드 홈 경기에서 승리하면 다른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된다.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에서 준우승만 5차례 해봤을 뿐 지금까지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스페인 출신의 초보인 사비 알론소 감독의 지휘 아래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쳐 보이더니 첫 우승을 눈앞에 뒀다. 특히 24승 4무(승점 76)를 기록 중인 레버쿠젠은 무패 우승의 대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63년 출범한 분데스리가 역사상 무패 우승을 이룬 적은 아직 없었다.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