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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개원하는 22대 국회에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을 제1호 법안으로 제출하고 임기내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주 정성호 의원(양주시·더불어민주당)을 만나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기로 뜻을 모았다”면서 “도는 이제 라스트 마일(Last Mile·마지막 남은 구간)에 들어갔다. 흔들림 없이 마지막 결승선까지 뛰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그런 김 지사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어쩌면 그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고도 불리울 법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문제를 곧 접어야 할 지도 모른다.
2년 전 민선 8기 경기도지사로 선출된 김 지사가 당시 김은혜 국민의 힘 후보를 누를 수 있었던 것은 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약이 한 몫했고 이를 부인할 사람은 없다. 경기도 안팎에서는 경기북도 문제를 잘 풀어내기만 한다면 김 지사가 대권가도로 향하는 ‘중간 스테이션(역)’에서 프라이아러티(우선권)를 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낸다.
당시 김 지사는 49.06%를 얻어 김은혜 후보를 0.15% 차로 이겼다. 그리고 결정적인 역할은 무소속 출마를 고집한 강용석 후보가 예상을 뛰어넘으며 0.95%를 얻는 바람에 보수 진영의 표를 잠식했을 거라는 합리적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김 지사가 얻은 지지율 역시 대부분 이재명 전 지사의 표가 보태어져 얻은 것이지 김 지사 스스로의 득표력에 힘입은 표는 아니지 않느냐 하는 소리도 나왔었다. 그래서 항간엔 김 지사가 신승한 것을 두고 “너무 우쭐해 할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타박을 하는 예도 적지 않았다.
당연히 도지사 당선 이후 김 지사는 예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향한 드라이브를 거침이 걸었다. 조직개편으로부터 경기도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냄은 물론 관련 조례 정비와 국회 토론회 등 정치권의 응원도 노렸다. 지난 총선 직전 불어온 ‘메가시티 서울’ 논의 바람으로 한 때 좌초되나 싶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이슈가 민주당의 총선 압승으로 ‘메가시티 서울’ 논의를 순식간에 잠재우며 자신의 승리로 치환될 법 했다.
그래서 경기북도 ‘분도’ 논의는 역대 어느 경기도지사들도 공약으로 꺼냈다가도 이내 슬쩍 감춰온 관례들을 뒤집고 김 지사가 유일하게 완성해낼 것처럼 하기도 했다. 윤석열정부의 분도 관련 주민투표 반대입장에도 서서히 그 반환점에 이른 모양새로 치러진 것이 이번에 새 이름 명명식 대국민 보고회였다. 선정작 ‘평화누리특별자치도’에는 시상금도 1000만 원 내걸렸었다.
그런데 모양은 그럴싸 했으나 이게 도리어 역풍의 눈이 될 줄은 예상 못했음이 분명하다. 공모작 발표 이후 만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도 홈페이지에는 반대청원 곧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분도)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청원 동의자가 3만명을 오르내렸다.
특이한 점은 반대 청원자의 상당수가 남부지역 주민들보다는 한수 이북 주민들에게서 많이 나온 점이다. 이들은 “주민 대다수가 경기북도 분리 정책에 반대한다”면서 “이름부터가 이념주의의 찌든 종북팔이 명칭이며 이는 시대에 역행하고 있고 코디미 프로에서나 풍자당할 우스꽝스러운 이름이다”라는 이유를 대고 있다. 좀 튈 것같은 이름으로 이슈몰이 해보려다가 되레 역풍 맞은 셈이다.
특히 분도 반대 이유로 △인구소멸의 시대에 행정력을 나눌 명분이 빈약하고 △분도에 따른 세금(비용)의 낭비 △경기북부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 빈약 △군사지역 및 그린벨트로 면적의 40%이상이 묶여있는 북쪽에 어느기업이 투자할 것인지 △남부는 더 발전할 것이고 북부는 위와 같은 근거로 더 낙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김 지사가 자신의 공약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분도라고 하는 달콤한 이슈에 너무 젖었던 탓일까? 가장 원초적인 부분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사실 ‘경기도’란 이름은 고려시대로 거슬로 올라갈 만큼 유서깊은 이름이고 그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는 것이란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일까. 한수 이북 분들이 경기 북쪽에 있으니 경기북도가 맞는 것이고 자랑스런 ‘경기’란 이름을 왜 버려야 하는지 이해를 못한다. 같은 논리로 경상남도 경상북도가, 전라남도 전라북도가 지리적으로 고유한 명칭에 남북 위치를 반영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 논리다.
더 나아가 ‘분도’를 ‘분도(devide)’라 성격규정 짓지 못하는 것은 흡사 홍길동전에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꼴과 무엇이 다른가 해서 하는 말이다.
좀 더 솔직하고 좀 더 떳떳했으면 한다. 인구 1400만명에 이르는 거대 광역도인 경기도가 갖는 분도의 문제는 그만큼 수도권으로 각종 먹거리가 집중되는데서 오는 불균형 문제요, 내지는 지역적 비교우위의 문제서 파생하는 것이다.
때문에 노무현정부 이후 국가 균형발전의 문제로 해법을 찾는 것이 맞다. 억지 춘향식 ‘분도’ 그리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인의 잘못으로 역사에 후과가 없도록 해야 할 것임을 지적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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