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 영화 ‘어프렌티스’에 소송 예고… “악의적 명예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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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트럼프의 ‘부동산巨富 성장사’… ‘외모 관리’ ‘첫 부인 강제성관계’ 포함
이란계 덴마크 감독 압바시 “영화 보고 말하라… 본인이 싫어할 영화 아냐”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2 17:00:00

▲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영화 '어프렌티스' 제작·출연진이 상영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젊은 시절을 그린 이 영화에 트럼프 캠프가 소송을 예고한 가운데 이란계 덴마크인 알리 압바시 감독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AFP=연합뉴스.

▲ 2020년 대선 당시 미 여론조사기관 nbs의 트럼프 지지율 조사 포스터에 그의 유명 대사 "당신은 잘렸소"가 실렸다. nbs

영화 ‘어프렌티스’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의 선거캠페인 대변인 스티븐 청은 21일(현지시간) “이미 오래 전 진상이 밝혀진 거짓말들을 선정적으로 다룬 순수한 허구” “악의적 명예훼손”이라며 “제작자들의 노골적인 허위 주장”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공개된 ‘어프렌티스’는 트럼프가 1970∼80년대 뉴욕 부동산 거물로 성장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란계 덴마크인 알리 압바시 감독 연출, 부동산 전문 언론인이자 작가 가브리엘 셔먼 각본인 이 작품을 AFP통신·NYT에선 “트럼프의 기원(起源)”을 추적한 영화로 소개했다. 제작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다 캐나다‧아일랜드‧덴마크에서 투자자를 찾았으나 미국 내 배급사는 아직 못 정한 상태라고 전해진다.

극 중 트럼프가 외모 관리를 위해 지방흡입 시술을 하거나 탈모 치료를 하는 장면도 나온다. 특히 논란을 부른 것은 트럼프로 분한 주인공이 그의 외모를 비하한 아내를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갖는 대목이다. 실제 1992년 이혼한 첫 부인 이바나가 이혼소송 과정에서 주장한 내용이지만 나중에 본인이 번복 후 철회했다.

압바시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바나가 (법원에서) 선서 후 증언한 내용”이라며 “어떻게 (트럼프 자신이) 스스로를 여러 인간관계로부터 멀어지게 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빈번한 고소 행보를 지적하며 “정작 (소송) 성공률은 이야기 안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트럼프가 싫어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소하기 전에 먼저 영화를 보라’고 권고했다.

‘어프렌티스’(견습사원)란 2004~2017년 크게 히트한 NBC방송의 리얼리티쇼 이름이기도 하다. 트럼프가 미 전역에서 온 지원자 중 18명을 뽑아 13주동안 취업 인터뷰를 벌이는 설정이다. 두 개 팀으로 나뉜 참가자들이 매주 프로젝트를 진행해 승패를 겨룬 후 최종우승자가 트럼프 회사에 수십만 달러 연봉의 어프렌티스로 특채된다.

부동사 거부 트럼프는 이 리얼리티쇼를 통해 방송인으로서도 전국적 유명세를 얻었다. 훗날 대선 도전의 발판까지 마련한 결정적 계기라 할 수 있다. 그가 매회 끝자락에 탈락자를 지목하며 던지는 “당신, 잘렸소(You're fired)” 대사 또한 널리 회자됐다.

한편 트럼프 홍보 영상이 물의를 빚었다. 그의 당선을 ‘하나된 제국의 탄생’으로 설명한 문구에서 ‘제국’을 의미하는 독일어(Reich)가 쓰였기 때문이다. 통상 나치독일의 제3제국을 뜻하는 이 단어에 바이든 캠프가 히틀러과의 연관성을 들어 명렬히 비난하자 21일 트럼프 측은 캠프 직원의 실수라며 즉각 삭제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