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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한국 산업화의 역사이면서 태화강으로 대표되는 생태 복원 신화로 유명하다. 자동차·중화학·중공업 등 한국의 주요 공업시설이 몰려 있는 울산광역시는 공업 도시 이미지를 벗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환경·생태 관광을 주축으로 볼거리가 크게 늘었다.
도시 공업도시 울산… 친환경·생태 콘텐츠 강화
울산은 태화강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태화강’의 유래는 신라 선덕여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장율사가 지금의 울산광역시 중구 태화동에 절을 세웠는데 그 이름이 태화사이고 그 앞으로 강이 흘러 태화강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공장이 생겨나고 경제는 성장했으나 그 대가로 태화강에는 오·폐수가 흘러 들게 되었다. 이처럼 산업화 과정에서 오염수의 대명사였지만 지금은 1·2급수의 강으로 크게 바뀌었다. 2004년 ‘에코플러스 울산선언’과 2005년 ‘태화강 마스트플랜’ 등으로 대표되는 정책을 세우면서 태화강의 생태 복원과 수질개선이 이뤄졌다.
울산은 공해를 줄이고 수질을 복원하면서 허파 역할을 할 녹지대가 필요했다. 그렇게 생겨난 것이 울산대공원이다. 울산대공원은 울산광역시와 SK에너지가 합심해 탄생했다. 울산시는 556억 원을 투입해 남구 공업탑 로터리 주변 신정동과 옥동 일대 364만여㎡의 토지를 매입ㆍ제공했다. SK주식회사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동안 총 1020억 원을 투자해 울산대공원 시설을 조성한 뒤 이를 울산에 무상 기부했다.
2006년 4월 울산대공원이 준공되면서 장미원이 생겨났다. 장미원을 비롯해 남문과 SK광장 일원에서는 2006년부터 매년 5월 ‘울산대공원 장미축제’가 개최된다. 올해 16회째를 맞이한 장미축제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열렸다. 2006년 시작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462만여 명이 방문한 지역 대표 꽃축제다.
장미원 부지는 5만6174㎡로 축구장 8개 면적에 해당하는 넓이를 자랑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256종 5만7000여 본의 장미가 식재돼 매년 300만 송이 장미를 피워낸다. 장미원에는 장미광장·큐피드정원·비너스정원·미네르바정원·장미언덕·포틀랜드정원·수경정원이라는 7가지 테마공원이 있다. 각 테마공원에서 다양하게 꾸며진 장미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세계장미협회가 선정한 명예 장미 16종 중 피스·퀸 엘리자베스·두프트웰케를 비롯한 12종의 장미를 보유하고 있어 장미를 좋아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가 울산대공원이다.
울산대공원에 들렀다면 승용차로 20여 분 거리에 있는 ‘태화강국가정원’ 방문도 빼놓을 수 없다. 순천에 이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울산대공원과 함께 생태 복원의 상징으로 꼽힌다.
수질개선 사업으로 태화강이 2006년 1·2급수로 수질이 개선되면서 시는 밭으로 이용되던 남구 삼호동과 중구 태화동 십리대숲 일대를 공원화했다. 2013년 개장한 태화강정원은 2019년 국가공원으로 승인을 받았다. 시의 골칫거리에서 옥동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태화강국가정원은 생태·대나무·계절·수생·참여·무궁화 총 6개의 주제를 가진 20개 이상의 테마정원으로 구성돼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다. 태화강국가정원의 절정기는 5월과 10월이다. 5월에는 꽃양귀비·작약·수레국화·안개초·금영화 등 6000만 송이 봄꽃이 피어난다. 10월에는 국화와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4㎞에 이르는 대나무숲에 63종의 대나무가 심어진 십리대숲은 울산에 갔다면 꼭 들러야 하는 여행지로 꼽힌다. 십리대숲은 2021년과 2022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될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됐다.
대나무숲은 홀로 산책하며 생각하기에 좋고 일행과 같이 걸어도 여유롭다. 특히 바람 부는 날과 함박눈이 내리는 날 인적이 드문 시간에 방문하면 대나무숲의 정취를 깊이 느낄 수 있다.
영남알프스·간절곶·대왕암 등 빼어난 풍광
태화강 서쪽 상류로 향하다 보면 선사 유적 ‘반구천의 암각화’가 있는 지류 하천인 반구천에 도달하게 된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제147호 ‘울주 천전리 각석’(천전리 암각화)과 국보 제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유산이다. 두 유적 사이는 걸어서 20분 내외의 거리에 있다.
이어 서쪽 끝 울산광역시와 다른 시·군의 경계에 영남알프스가 자리 잡고 있다. 영남알프스는 울산·밀양·양산·청도·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된 산들을 한 번에 지칭해 부르는 말이다. 행정구역상 울산에 속한 영남알프스에는 해발 1000m 이상인 고헌산·가지산·천황산·재약산·간월산·신불산·영축산이 있다. 이곳은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 만큼 산세가 수려하고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가지산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군락지가 볼만하고 여름에는 학심이골·쇠점골계곡·용수골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다. 가을에는 단풍이 곱게 물든 석남사계곡을 많이 찾는다. 겨울에는 쌀바위 주변으로 아름다운 설경을 자랑한다.
영남알프스 중 하나인 신불산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신불산은 울주군 상북면과 삼남읍 경계에 걸쳐 있으며 간월산·영축산과 형제봉이다. 영축산 사이 약 3㎞ 구간 넓고 평탄한 능선에는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 봄에는 억새 새순을, 가을에는 억새 절정기를 감상하기 위해 등산객이 몰린다.
신불산 금강골 바위절벽은 금강산 만물상을 연상시킬 만큼 절경이다. 금강골 금강폭포는 겨울철 빙벽 등반가의 훈련장소로 애용되는 장소다. 신불공룡능선은 영남알프스 최고의 험한 암벽 능선을 자랑한다. 영남알프스에 갔다면 근처에 있는 막걸리 주조 회사인 복순도가에 방문하는 것도 좋은 여행 코스다. 복순도가는 막걸리로 유명한 주류회사다.
태화강 동쪽 해안가를 따라 남쪽으로 일출 명소인 간절곶이 있다. 간절곶은 한반도에서 아침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국내 대표적인 해맞이 장소다. 간절곶은 영일만의 호미곶보다 해가 1분 먼저 뜨고 정동진보다는 5분 일찍 뜬다. 이곳은 유채꽃 필 무렵인 5월 초·중순이 가장 여행하기 좋은 시기로 꼽힌다.
간절곶에서 올라오는 길 ‘외고산옹기마을’에 들러 옹기 만드는 제작 과정을 배우고 체험하는 것도 뜻깊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온양읍 고산리에 위치한 옹기마을은 전국 최대의 민속 옹기마을이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6·25전쟁을 겪으면서 피난민이 모여들었고 옹기 수요가 늘면서 마을이 성장했다. 현재 옹기마을은 옹기의 맥을 잇기 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제작 기술을 교육·연구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옹기마을은 특히 가족과 함께 방문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흙냄새를 맡으면서 흙을 밟고 손으로 흙의 촉감을 느끼면서 옹기를 빚다 보면 부드럽고 간지러운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가족과 나의 건강을 위해 이곳에 들러 미세플라스틱 없고 건강에 좋은 옹기를 구입하는 것은 어떨까.
대왕암공원 역시 울산 현지인이 추천하는 여행지다. 대왕암 일대를 지칭하는 대왕암공원은 한반도 동남단에서 동해 방향 끝 지점에 있다. 대왕암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탁 트인 바다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대왕암공원은 각기 다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바닷가길·전설바위길·송림길·사계절길과 같은 4개의 산책코스가 있다. 산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코스마다 다르지만 15~40분 걸린다. 특히 1만5000그루의 소나무 사이로 이어진 600m 길이의 송림길이 환상적이다. 안개·비·눈·햇빛 등 날씨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숲으로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또 바닷가길은 대왕암공원 해안선을 따라 슬도 까지 이어지는 40분 정도 소요되는 산책코스로 걸으면서 푸른 동해바다와 파도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해안가 걷기 장소로 꼽힌다.
2021년 6월 개통한 국내에서 가장 긴 해상 출렁다리인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다리는 길이 303m·폭 1.5m·최저 높이 27m로 심약한 이도 쉽게 건널 수 있다.
이처럼 울산은 공업 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생태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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