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印 호화외유 국힘서 특검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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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기자회견 열고 “김정숙 종합 특검법 발의”
박수영 “타지마할 일정 추가로 수천만원 추가 발생”
野에선 개별적 반발 목소리… 민주당·문재인 ‘침묵’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03 18:19:56

▲ 2018년 11월7일 인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앞줄) 여사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혈세 관광’ 의혹 특검에 시동이 걸렸다. 문 전 대통령 부부가 침묵 중인 가운데 의혹을 최초 제기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잇달아 입장문을 내며 야권을 압박했다. 야권 일부 인사들은 “욕도 아깝다” 등으로 맞섰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예상치 못한 일격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배 의원은 3일 자신의 SNS에서 두 번째 입장문을 냈다. 그는 “이 문제의 핵심은 정부가 편성한 적 없고 지금도 할 수 없는 영부인 해외여행을 위한 예산을 억지로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 주장대로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가 성립하려면 ‘영부인 외교 예산’이란 항목이 있어야 한다. 민간인 신분인 영부인을 위한 ‘영부인 단독 외교 예산’이란 건 전에도 지금도 만든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나저나 내 아내의 단독 외교 ‘내가 지시했다’던 문 전 대통령님, 왜 이리 조용하시나. 거짓말 하나·둘 드러나니 뜨끔하셨나”고 덧붙였다.

앞서 배 의원은 1차 입장문 등에서 김 여사가 2018년 ‘문재인정부’ 요청으로 인도를 방문했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특별 수행원’ 자격이었다며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주장한 ‘영부인 단독 외교’를 반박했다. 또 문체부 자료를 인용해 전용기 기내식비로만 6000여만 원의 혈세가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일에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문체부 자료를 근거로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 일정 추가로 인해 2000만 원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의혹을 내놨다. 박 의원에 의하면 문체부는 대한항공과의 ‘한국·인도 문화 협력 대표단 파견’ 사업 진행 과정에서 약 2억원의 용역 계약을 맺었다. 용역 대금에는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 운항에 필요한 지상 조업 △기내식 △차량 및 통신 지원에 필요한 금액 등이 포함됐다.

그런데 이후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로 가는 일정이 추가되면서 운항 구간 변경에 따른 약 200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문체부는 김 여사 순방 13일 후에야 해당 비용을 계약에 반영했다.

박 의원은 “기내식만 6000만 원도 모자라 타지마할 일정에 전용기 비용을 2000만 원 더 쓰는 촌극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영부인 외교가 아닌 ‘특별 수행원이자 미식가의 식도락 여행’임이 확인됐다”고 했다.

“혈세 낭비 가리자”… ‘김정숙 특검’ 일격에 야권 당혹

윤상현 의원 “단독 외교 아닌 셀프 초청… 명백한 국정 농단”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이뤄져…일각선 ‘신중히 접근’ 의견

당권주자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정숙 여사 호화 외유성 순방·특수활동비 유용 및 직권남용 의혹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정숙 종합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이 결국엔 셀프 초청·혈세 관광·버킷리스트 외유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국민들 공분을 사고 있다. 단독 외교가 아닌 명백한 셀프 초청”이라며 “당초보다 열다섯 배의 혈세를 투입하고 대통령 휘장을 단 전용기를 띄워 기내식 비용으로만 수천만원을 탕진했다는 문건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국정 농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이 인도 측 요청에 따른 게 아닌 문재인정부의 ‘셀프 초청’이었다는 의혹 △당초 2600만 원이면 됐을 방문 예산이 전용기 이용을 통해 15배인 3억7000만 원으로 불어났다는 의혹 △전용기 탑승 인원이 36명인데 3박4일 기내식 비용을 6292만 원이나 썼다는 의혹 등을 특검 필요 이유로 들었다. 또 △배임 및 직권남용 의혹 △의상 및 장신구 등 사치품 구매 관련 특활비 사용 및 국정원 대납 의혹 △단골 디자이너의 딸 부정 채용 의혹 등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권 일부 인사들은 개별적으로 반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3일 SNS에서 “윤석열정부의 해외 순방 비용 자료부터 공개하라”고 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정숙 특검법은) 첫째는 채 해병 특검 물타기이고 둘째는 김건희 여사 방탄용 특검이라고 생각한다. 욕도 아까운 정치 공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와 문 전 대통령 측은 공식 대응을 자제 중이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 일각에서도 ‘김정숙 특검법’에 신중을 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그런 부분은 (검찰 등에서) 수사하면 될 일이다. 수사에 문제가 있을 때 특검으로 가야될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의 ‘김정숙 특검법’ 준비는 당 지도부와의 상의 없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지도부와 구체적 얘기는 하지 않았으나 왜 이 법안을 발의하는지 의도가 있다는 것은 알 것”이라며 당 차원의 뒷받침을 촉구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