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캡사이신·삼단봉 쓴다는 경찰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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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정치사회부 차장대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0 00:02:30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당일 폭탄 테러 협박 대응을 위해 경찰특공대 투입과 폭력 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캡사이신·삼단봉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분위기가 심상찮다.

경찰은 가용 가능 경찰력을 총동원하는 ‘갑호 비상’ 발령도 염두에 두고 있단다. 이유를 보니 ‘서부지법 사태’와 유사한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서부지법 구속자 변호인단 측은 절대다수 집회의 ‘단순 참가자’를 폭도로 몰고 있다고 주장해 왔음에도 경찰은 애국 시민을 극우 테러범으로 이미 낙인 찍은 모습이다.

1월19일 사건 당시 집회 참여자 절대 다수가 폭력 행위가 없었기 때문에 구속·입건된 사람들은 공동건조물침입죄를 적용받고 있다. 경찰에 토끼몰이 당하듯 서부지법 경내에 들어가 극소수 기물을 파손하는 이들을 관찰하다 잡혀들어가 ‘사상 검증’ ‘징벌방’ 논란이 일 정도로 인권 탄압까지 받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 대부분이 중·장년층과 최근 ‘반국가 세력 척결’을 부르짖기 시작한 2030 청년 세대이다. 이런 이들을 대상으로 ‘폭탄 테러’ ‘폭력’에 대응한다며 실탄과 방어 무기로 철벽 무장하겠다고 예고를 한 셈이다.

애국 시민은 경찰의 이 같은 발표 이후에 과잉 진압에 대응하겠다며 각개전투를 위한 자체 무장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인간 스크럼을 짜고 경찰 진압에 대응하는 법 및 안전모와 방독면을 갖추자는 글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되레 무장 유도를 위해 경찰이 파 놓은 함정일 수 있다. 경찰의 심산이 애국 우파 시민을 지역급 폭동을 일으키는 내란범과 그 무리로 다루겠다는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서부지법 사태 짜맞추기 수사를 정당화하며 나머지 애국 시민을 극우 세력으로 프레임 짓고 내란 동조범 몰이를 하겠다는 것이다. 내란 공모로 모두를 일망타진하기 위한 거대한 공작은 아닐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서부지법 사태’의 책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포경찰서에 있다. 이를 물타기한 게 사법·입법·언론 권력이다. 사태 직후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현장을 찾아 ‘심각한 중범죄’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 등을 언급했다. 불법 꼼수 영장 발부를 한 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를 꾸짖지는 못할망정 법원을 성역화하고 부패한 법치에 대한 시민의 분노를 ‘범죄’ ‘폭동’으로 규정지었다. 법원이 절대 권력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덩달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지속해서 개인 방송을 한 유튜버들에 대해 ‘극우 유튜버’라는 프레임을 씌었고, 이들에 대한 엄단과 처벌을 요구했다. 여기에 나팔을 분 일부 좌경화 언론은 이들을 ‘폭도’라며 “중형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식의 선전전을 이어 나갔다.

‘서부지법 사태’의 원인은 사태 진압을 허투루 한 ‘마포경찰서’에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1월18일과 19일 ‘서부지법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18일엔 종일 삼엄한 경찰 경계가 이뤄졌다. 시위자들이 정문 곁에 단지 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겹겹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을 동원하고 경찰버스를 동원해 현장을 몇 겹으로 철저히 봉쇄하는 바람에 ‘압사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그랬다가 영장발부 당일인 19일엔 경찰이 의도한 듯 정문에서 비켜났다. 그러고는 후문 담벼락을 넘은 청년들을 현장에서 즉각 체포했으며, 공수처 차량 뒤에 서 있던 시민까지 사냥하듯 경찰차에 실어 서울 시내 곳곳의 경찰서 유치장에 감금했다.

영장발부 당일 가장 위험했던 시간은 1월19일 오전 3시쯤 차은경 판사에 의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가 이루어진 직후였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두 시간 동안 극소수의 이들에 의해 현장이 난장판이 될 때까지 제대로 진압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 JTBC 취재진은 과격 폭도의 폭동이라며 카메라를 들고 이들을 심층 취재했다. 김대중(DJ)을 존경한다는 ‘좌파 프락치’ 설의 정모 감독은 대형 카메라를 홀로 들고 와 가장 앞줄에서 서부지법 경내 시위를 낱낱이 취재했다.

다시금 물어야한다. 경찰은 왜 경계와 진압에 실패했는가. 의도된 것이 아니었는가. 19일 오전 3시, 왜 경찰은 정문과 후문을 차 벽으로 막지 않았는가. 샷시문을 뚫고 들어가는 집회 참여자들을 왜 방관했는가. 대규모 진압 경찰 투입은 어째서 늦어졌는가. 경찰청은 마포경찰서장에게 사태 이후 이 같은 실책에 대하여 훈계성 조치만 했을 뿐이다. 이에 반해 경찰은 이제 애국시민이 모이는 곳 어디든 무장병력 투입을 합리화할 수 있는 절대 반지를 얻게 됐다.

이 모든 것은 애국 시민을 ‘내란 동조범으로 몰아 우파 세력 일망타진’이란 경찰의 큰 그림으로 읽힌다. 이 덫에 애국 시민은 절대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장혜원 정치사회부 차장대우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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