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란 자초한 이재명…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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李, 체포동의안에 “당내 일부와 檢이 짜고 한 짓”
비명·탈당파 “표리부동” “무슨 짓 할지 몰라” 맹폭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06 13:10:22

▲ 이재명(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 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범야권 통합 행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일부가 검찰과 짜고 체포안 가결’ 주장으로 분란을 자초한 분위기다. 비명계·탈당파는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 꽂는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대표는 6일 부산을 찾아 송기인 신부 등을 만났다. 부산·경남 지역 ‘민주화 대부’로 불리는 송 신부는 지난 대선 예비경선에서 이낙연 후보 공동후원회장을 맡았다. 이 대표의 부산 방문은 ‘험지’ 부산에서의 범야권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측됐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압승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는 단 한 석을 얻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 대표는 부산 방문 하루 전 발언으로 범야권 통합에 사실상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5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 영상에서 2023년 9월 자신의 체포동의안 국회 가결과 관련해 “당내 일부와 (검찰이) 다 짜고 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벌인 일, 타임 스케줄에 따라 한 일, 당내에서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면서 내게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것, 협상으로 제시한 것 이런 것을 맞춰보니 이미 다 짜고 한 짓이다. 당내 일부하고”라고 했다. 2023년 9월 본회의에서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재석 295명 중 찬성 149표로 가결됐다. 이에 민주당 비명계에서 ‘반란표’가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랐다.

이 대표는 ‘매불쇼’에서 “짰다는 증거는 없고 추측”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비명계·탈당파는 일제히 반발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는 5일 입장문에서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 꽂는 격이다. 통합 행보는 쇼였냐”고 몰아붙였다. 비명계 잠룡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민주당 의원이 검찰과 (짜고) 그런 식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이 안 된다”고 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5일 MBC라디오에서 “악수(惡手) 중의 악수를 둔 것이다. 스스로 만들었던 여러 종류의 공든 탑들이 와르르 무너져버리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6일 자신의 SNS에서 “국민 통합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해놓고 당내 분열부터 조장하는 이 대표의 본 모습은 무엇이냐”며 “어제 오후부터 많은 분들이 제게 연락 주시고 말씀하셨다. 이 대표의 표리부동한 이중성을 봤다고 했다”고 했다.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이상민 대전시당위원장은 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이 대표는 앞뒤·겉과 속이 다르고 유리할 때 불리할 때 수시로 변해 믿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무슨 짓을 할지 모르고 양심의 가책도 없어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고 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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