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소상공인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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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률 물가상승률의 4배… 근로자 13.7% 최저임금액 미만 수령
숙박·음식점업·도소매업 등 지불 능력 취약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 요구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7 10:52:48

▲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최저임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과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와 공동으로 ‘최저임금의 수용성 제고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근 10년간 물가상승률은 20%였으나 최저임금 인상률은 97.9%에 달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상승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또한 업종과 지역별로 생산성과 지불능력 등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획일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우리 최저임금이 지난 10년 동안 물가상승률의 4배 정도 높게 인상된 점과 시장에서 수용되기 어려운 최저임금은 결국 일자리 감소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밖에 없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과 같은 안정적인 수준에서 결정돼야 하고 업종별 구분 적용도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최저임금제도는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종력의 질적 향상 등을 위해 등장했으나 단일 최저임금제가 오히려 고용 불안정과 산업간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이제는 일률적인 최저임금제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김강식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에 따르면 2023년 전체 근로자의 13.7%에 해당하는 약 300만 명의 근로자들이 최저임금액 미만을 받았다.

이들 중 대부분이 지불능력이 취약한 숙박·음식점업·농립어업·보건업·사회복지업·도소매업 등에서 일하고 있다.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영세 사업체가 가장 많았고 연령상으로는 60세 이상 고령자가 많았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업종별 구분 적용에서 나아가 규모별·연령별 구분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행 최저임금 결정구조가 노사 갈등만을 심화시키는 구조가 된 만큼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정부가 노사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것도 함께 제안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진행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과 김기홍 한국 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최근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로 소상공인들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고려한 최저임금 결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업종에 대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은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인상한 2년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20만 명 줄었으며 최소 1명을 고용하고 있었다 쳐도 2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임금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를 1인 자영업자로 전락시키는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