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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북·러 결속 강화 속 우리의 당면 과제는
러 ‘친북 행보’는 군수물자 확보 위한 한시적 제스처
군사도발 가능성 주시하며 대북 제재 더욱 강화해야
軍전력 효과적 활용 위한 군 위성통신 시스템 전력화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6-21 06:31:30
 
▲ 박진기 K-정책플랫폼 연구위원·한림국제대학원대 겸임교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결속 강화가 심상치 않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푸틴이 북한을 전격 방문하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처음부터 ‘포괄적’이란 표현을 쓴 만큼 전방위적 협력을 의미하겠으나 이번 경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무기 지원과 이에 향응하는 군사기술 지원 및 원유·식량 제공 등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2008년에 대한민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렇다 보니 외형적으로는 협력 강화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속내는 차이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군사물자 확보가 시급한 나머지 앞뒤 안 가리고 ‘친북 제스처’를 취하고 있으나 결국 안정적 ‘서플라이 디포(supply depot·보급고)’ 확보 차원에서 나온 최대한의 ‘립 서비스’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양국 중 한 곳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지원을 제공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자 폐기되었던 ‘조·소동맹조약(1061년)’의 부활로 인식되면서 북한의 전쟁 도발 시 ‘자동 개입’으로 연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푸틴 스스로 ‘본질적으로 방어적인 성격’임을 강조하면서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고, 현실적으로 러시아는 ‘두 곳의 전쟁’을 수행할 능력도 안 된다.
 
군사력 22위였던 우크라이나와 3년째 전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군사력 5위의 한국군과 세계 1위 미군을 상대로 선전포고하는 것과 같은 ‘전쟁 자동개입 옵션’은 러시아에게도 큰 리스크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러시아 본토가 공격받고 있는 만큼 이를 근거로 현재로선 ‘유일한 지원국’인 북한에 더 많은 군수물자는 물론 인력 지원 요구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 정부조차 이들의 결속 강화와 전쟁 개입 조항 및 군사기술 이전에 큰 경계심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미 러시아가 중국이 아닌 북한에서 무기를 공급받는다는 것만으로도 중·러 관계의 틈새를 엿볼 수 있다. 게다가 현재로선 북한을 이용해  한반도에서 미군의 발목을 잡는 ‘위기상황 조성’이 푸틴에게 있어 유일한 선택지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우리와 단절하고 북한과 군사 및 경제를 결속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푸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과연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러시아와 북한의 과도한 친밀관계가 지속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과거 냉전시대에는 공산권 국가들만으로도 경제 생태계가 유지되었지만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다. 쿠바까지 대한민국과 국교를 수립(올해 2월14일)한 상태에서 말이다. 결국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시점까지 북한과 ‘한시적 협력 강화’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기에 기댈 곳 없는 러시아는 북한을 이용하려고 하겠으나 북한 역시 이를 모르지 않기에 이 상황을 최대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북한의 입장에선 푸틴이 죽거나 정권이 교체되면 의미가 없어질 수 있는 종이 한 장(조약)보다는 군사기술은 물론 ‘석유와 식량 자원’이 더욱 중요하다. 김정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공항 영접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권력자들이 배석하지 않았다는 것은 북한 인민들에게 이 모든 성과를 ‘김정은의 영도력’의 결과로 홍보하는 데 활용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 푸틴의 정권 유지 기반은 2008년 조지아 침공 이래 전쟁이었다. 그러나 서유럽은 물론 동유럽 국가들조차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같지는 않다. 더 이상 나태하지 않고 국방력을 증강 중이다. 상황이 분명 달라지고 있다. 11월 미국 대선 이전까지 어떠한 식으로든 전쟁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푸틴은 여느 독재자들과 마찬가지 수순을 밟아 몰락의 말로를 향하게 될 것이다. 푸틴도 그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기에 최빈국에 가까운 북한에게 도움을 받아 가며 이번 전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이번 이벤트는 푸틴과 김정은이 각자의 ‘권력 유지’를 보장하기 위한 자구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서방 제재 회피를 위한 결제체계’ 구축이다. 이는 자금 동결 제재를 받고 있는 양측이 이를 함께 회피한다는 의미로, 기축통화인 달러가 아닌 ‘가상화폐와 현물교환(무기·석유·식량)’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효율적 제재 방안이 요구된다.
 
자,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의 대응은 북한이 우리보다 나은 것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북한은 오직 핵무기·잠수함·드론 등 비대칭 전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반면 우리의 치명적 약점은 높은 파괴력과 정밀도를 자랑하는 무기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도발 징후 조기 탐지와 실시간 공유 네트워킹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나와 있는 계획으로는 2032년 이후에야 군용 위성통신(SATCOM)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따라서 SATCOM 조기 전력화를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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