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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회귀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뚜렷한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25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한국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극복하며 공격적인 혁신 통해 다음 성장 국면을 준비하고 있다. 정치·통상 환경의 긴장과 금리 기조 변화, AI 경제 가속화라는 거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단순한 생존이 아닌 구조적 도약을 선택했다.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으며 우주항공, 바이오·헬스, 금융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은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고 있다. 본지가 조명하는 50개 기업은 이러한 격변 속에서 대한민국 경제 엔진의 최전선을 담당하며,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하고 있는 핵심 주체들이다.
시장 지배력, 고객 만족, 혁신 리더십, 상생 문화, 생산적 금융이라는 5대 핵심 가치를 기준으로 선정된 50개 기업의 올해 성과를 분석한다.
1부. 2025 한 해를 빛낸 10대 기업
2부. 2025 고객만족 10대 기업
3부. 2025 혁신리더 10대 기업
4부. 2025 상생문화 10대 기업
5부. 2025 생산금융 10대 기업
현대차 위기를 기회로…글로벌 톱3 우뚝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은 코로나19와 반도체 위기를 돌파하며 글로벌 3대 완성차 기업으로 올라섰다. 2022년부터는 매년 최대 매출 영업이익을 경신 중이다.
특히 올해 1~10월 전 세계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가 1700만 대를 넘기며 1년 사이 약 25.5% 늘어났다. 성장의 주역은 SUV·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과 친환경차 중심 전략이다. 정 회장의 지휘 아래 E-GMP 개발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현대차의 전기차가 4년 연속으로 ‘세계 올해의 차’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 또한 19.4%까지 상승했다.
미래 성장 동력도 탄탄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보틱스(보스턴다이내믹스)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AAM(도심항공모빌리티) 수소에너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에 역대 최대 규모인 24.3조 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 AI 패권 경쟁 중심
올해 마무리를 가장 핫했던 이슈는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의 만남이다. 두 사람은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가지면서 AI와 반도체의 미래를 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의 내년 현장 행보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글로벌 AI 시장이 급성장하며 반도체가 ‘전략 자산’으로 격상됐다.
지난 2년간 SK하이닉스에 내줬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은 것도 호재다. 삼성전자 2026년 말까지 1c D램 월 웨이퍼 투입량을 20만 장으로 늘려 압도적 생산능력으로 시장을 장악할 계획이다. 평택 P5 공장을 HBM4 핵심 기지로 삼는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파운드리 사업도 빛을 보고 있다. 테슬라와 22조8000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엔비디아의 파운드리 협력사로 공식 합류했다.
신한은행, 금융을 일상으로 만들다
신한은행은 그룹 통합 앱 ‘슈퍼 SOL’을 앞세워 월간활성이용자수 2750만 명을 기록하며 금융 앱의 개념을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여기에 모바일 뱅크 애플리케이션 ‘SOL 뱅크’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가 1000만 명을 회복했다.
특히 배달 앱 땡겨요와 연계해 비 금융 서비스와 은행·카드·증권·보험까지 묶어 고객의 일상과 함께해 효과를 극대화했다. 한국프로야구(KBO) 메인 스폰서로 활동하며 ‘쏠야구’ 플랫폼을 운영한 것 또 하나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플랫폼 사업의 선전으로 실적 역시 3분기 누적 순이익 3조 3561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신한은행은 기술 금융 확대와 글로벌·AI 전략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서울 중고 서소문 디지로그 지점에 ‘AI 브랜치’를 도입했으며 생성형 AI 도입과 함께 ‘플랫폼형 미래지점’을 구현할 계획이다.
SK, HBM 시장 장악… AI 밸류체인 확장에 수십조 투자
SK그룹은 올해 AI 반도체 중심의 사업 재편 성과를 수치로 입증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초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50%를 웃도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AI 서버용 메모리 공급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전 세계적인 AI 열풍 속에서 AI 운용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 분야를 선점해 기업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서비스·반도체를 아우르는 AI 사업에 중장기적으로 수십조 원을 투자해 2030년 AI 관련 매출 비중을 전체의 35% 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이 주도하는 그룹 리밸런싱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SK는 지주사 SK에서 10조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차입금 규모도 낮춰 재무 안정성을 확보한 후 AI·반도체·에너지 등 첨단 사업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LG 전장·배터리로 미래 설계… 500GWh로 미래 승부수
LG그룹은 올해 미래 산업 중심의 매출 구조 전환을 가속화했다.
특히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의 성과를 가시화하며, 단순 제조 기업을 넘어 글로벌 지능형 솔루션 파트너로의 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500GWh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유지하며 ESS·차세대 배터리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전체 매출의 약 40%를 B2B와 전장, HVAC 등 비가전 사업에서 창출하며 체질 개선 성과를 냈다.
그룹 차원의 AI·로봇·소재 분야 R&D 투자 비중도 매출 대비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전장·B2B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가시화되며 LG그룹의 수익 구조도 경기 변동에 덜 흔들리는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술로 증명한 K-뷰티… 한국콜마 북미 선케어 시장 질주
한국콜마가 코스모팩 어워드 2관왕을 차지하며 글로벌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북미 시장에서는 썬크림 수출이 88% 급증하며 실적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까다로운 미국식품의약품국의 일반의약품 인증을 획득해 자외선차단제 등 기능성 화장품도 현지 생산이 가능해졌다.
한국콜마는 미국 내에서 색조, 기초, 선케어 등 전 품목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 최근 이슈가 된 미국 수출 관세 부담을 피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의 현지 생산기지는 FDA OTC 기준을 충족하는 북미 내 드문 선케어 생산 거점으로, 글로벌 브랜드 수주 확대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콜마의 강점을 살려 미국 브랜드와 공동개발·ODM 수주를 확대, 파트너십 중심의 성장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25년 방산과 우주 사업에서 가시적인 수주 성과를 냈다.
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30조 원을 넘어섰고 해외 수출 비중은 50%에 근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미사일, 레이더, 우주 발사체 분야에 향후 수조 원 규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태양광과 수소를 포함한 에너지 사업 역시 글로벌 프로젝트 확대를 통해 중장기 매출 비중 30% 이상을 목표로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방산·우주 중심의 고부가 사업 비중이 확대되며 한화의 실적 변동성도 과거 대비 크게 낮아지고 있으며 핵심부품 내재화도 진전을 이루면서 글로벌 방산 밸류체인내 위상도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MRO(유지·보수·정비)와 후속 군수지원 사업 비중이 확대되며 방산 수출의 반복 수익 구조도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오뚜기 라면·소스 60% 버팀목…내실 경영 성과
오뚜기는 2025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수치로 입증한 기업이다.
라면·소스 등 핵심 제품군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견조한 현금흐름을 유지했고, HMR과 간편식 매출은 연평균 10% 안팎 성장세를 이어갔다. 해외 매출 비중도 15% 수준까지 확대되며 K-푸드 수출 기업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또 라면·카레·소스 등 장수 브랜드 비중이 높아 판촉비 의존도가 낮고, 광고비 변동에도 실적 안정성이 유지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크 강점이다.
또 주요 소스·조미 원료를 자체 레시피와 공정으로 내재화해 외주 의존도가 낮고, 신제품 출시 시 품질·원가·속도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과도한 차입 없이 부채비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며 내실 중심 성장 전략을 지속하는 점이 오뚜기의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KT, ‘AICT’ 컴퍼니 전환 가속… 3분기 누적 영업익 2조 원 돌파
KT가 ‘통신사’의 틀을 깨고 ‘AICT(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ICT 부문이 전체 매출의 56.4%를 차지하며 중심을 잡은 가운데, 금융과 콘텐츠·IT 등 기타 사업 부문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2조원을 기록했다.
성장의 핵심은 글로벌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AI 혈맹’이다. 한국적 AI’의 철학을 담아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LLM) ‘믿:음 2.0을 공개한 KT는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한국형 ‘소버린 AI·클라우드’ 개발과 글로벌 AX(AI 전환) 시장 공략을 위한 인프라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신 본업에서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013만 명을 돌파하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롯데지주, ‘미래형 산업’ 대전환… 바이오·배터리 소재 정조준
롯데지주는 올해 전통적인 유통 강자의 이미지를 벗고 바이오·헬스케어, 배터리 소재와 친환경 화학, 전기차 충전 등 고부가가치 신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힘을 쏟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끊임없는 혁신’ 기조 아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송도 메가플랜트 건설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CDMO 시장 공략의 기틀을 마련했고,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차세대 배터리 소재와 수소 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방위로 도입해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수익 구조를 개선했다.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자산 효율화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 가치 제고(Value-up)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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