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열풍 올라타자”… AI ETF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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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25일 美AI테크, 신한운용 내달 AI전력인프라 ETF 출시 예정
엔비디아發 AI 투자 기대 영향… ETF 수익률 상위 10개 중 8개가 AI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4 15:00:00

▲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25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KODEX 미국AI테크TOP10’ 상장지수펀드(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신한자산운용도 다음 달 중순 ‘SOL 미국AI전력인프라’ ETF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상장지수펀드(ETF)가 자산운용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대형·중소형사 갈릴 것 없이 미국 AI 관련주를 담은 ETF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투자 열기를 흡수하고 있다. 성과는 우수하다. 연초 대비 수익률 상위 ETF 10개 중 8개가 AI ETF였다. 증권가는 IT 쏠림 현상이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엔비디아 비중이 큰 ETF에 주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25일 AI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미국AI테크TOP10’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지난달 28일 출시한 ‘KODEX 미국AI테크TOP10+15%프리미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AI ETF 상품이다.

KODEX 미국AI테크TOP10 ETF는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활용해 AI 관련성이 높은 30종목을 선정하고 LLM 점수와 시가총액 점수를 3대 7 비율로 합산해 상위 10개 종목을 최종 편입종목으로 선정한다. 상장 초기에는 엔비디아를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MS)·TSMC·AMD·브로드컴 등 미국 뉴욕거래소·나스닥에 상장한 AI 관련 상위 10개 종목을 패시브(지수 추종)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AI 산업의 성장성과 빅테크의 안정성을 모두 겸비한 ETF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번 ETF를 출시했다”면서 “프리미엄 ETF가 안정적인 인컴형으로서의 필요성이 강조됐다면 이번 주식형 ETF는 종목들의 수익률을 100% 얻기 위한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신한자산운용도 다음 달 중순 ‘SOL 미국AI전력인프라’ ETF 상장을 앞두고 있다. AI 테마에서 더 나아가 AI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데이터센터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데이터 전문 서버업체 버티브홀딩스(VRT), 전력 회사 콘스텔레이션에너지(CEG) 등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SOL AI반도체소부장’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4월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 5월 ‘SOL 미국AI소프트웨어’ 등 AI 테마 ETF 라인업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AI 산업에 대한 투자 관점에서 전력 인프라 부분도 같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사 대신자산운용도 18일 AI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DAISHIN343 AI반도체&인프라액티브’ ETF를 내놨다. 운용자산의 70% 이상을 FnGuide AI반도체&인프라지수를 추종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AI 생태계 전반에 골고루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운용업계 3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도 11일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을 각각 집중 투자하는 ‘ACE 밸류체인액티브’ ETF를 내놨다. 이 중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는 엔비디아를 25% 정도로 담고 나머지는 ARM 등 엔비디아와 함께 성장할 기업에 골고루 투자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자산운용사들이 AI ETF를 적극 출시하는 건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의 주가가 매섭게 상승하고 있어서다. 엔비디아 주가는 21일 기준 126.57달러로 지난해 말(액면분할 적용 49.52달러) 대비 155.6% 상승했다. 18일엔 시가총액이 3조3350억 달러까지 불어나며 MS·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다른 AI 수혜주인 TSMC·브로드컴·델테크놀로지스도 연초 이후 각각 67.2%·48.6%·89.6%를 오르며 이 기간 나스닥 상승률(17.8%)을 크게 웃돌았다.

엔비디아 훈풍은 국내 ETF 시장으로도 불어닥쳤다. KODEX 미국AI테크TOP10+15%프리미엄 ETF는 상장 11거래일 만에 순자산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상장 후 18거래일간 주가 상승률은 9.8%에 달했다.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 ETF도 4월16일 상장한 뒤 현재까지 19.4% 올라갔다. 같은 날 상장한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 ETF도 상승률이 17.5%로 높았다.

국내 ETF 시장 전체를 놓고 봐도 AI ETF 상승세는 뚜렷했다. 특히 엔비디아를 담고 있는 ETF의 성과가 우수했다. 21일 기준 국내 상장된 ETF 807개 상품 가운데 레버지리 상품을 제외하고 연초 이후 수익률이 높은 상위 종목 10개 중 8개가 엔비디아를 담은 ETF였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올 들어 65.3% 오르며 2위를 기록했는데 엔비디아를 26.41% 비중으로 담고 있다. 3위는 수익률 64.2%인 ‘KODEX미국반도체MV’로 엔비디아 비중은 23.89%다. 4위 ‘KOSEF 글로벌AI반도체’(61.5%)의 엔비디아 비중은 29.53%다.

증권가 전망도 밝다. IT 업종 쏠림 현상에서 엔비디아의 독주 흐름이 지속하므로 ETF 투자 시 엔비디아 비중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AI가 IT업종 장기 이익 성장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고 그 중심에 엔비디아가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IT 업종 비중을 유지하고 특히 엔비디아에 관한 노출도를 낮추지 않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