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럽시장 노린 유로2024 마케팅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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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사 13곳 중 5곳이 中기업… ‘축구 굴기’ 꿈꾸며 ‘스포츠 워싱’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2 17:10:29

▲ BYD는 전기차 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유로 대회의 후원사가 됐다. 유로2024 경기장의 BYD 광고판.

독일에서 개최 중인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열기가 한창이다. 8강 진출팀이 속속 정해지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유로2024 광고시장을 대거 점령해 지구촌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유로2024은 월드컵 수준의 인기를 누려 온 이벤트로서 유럽시장에 관심 있는 전 세계 기업들의 후원이 끊이지 않는다.

유럽축구연맹(UEFA)에 따르면 이번 대회 글로벌 스폰서가 13곳(아디다스·아토스·베타노·부킹닷컴·코카콜라·리들·엥겔베르트슈트라우스·카타르 관광청·BYD·알리익스프레스·알리페이·하이센스·비보)인데 이 가운데 5곳이 중국 기업이다. 개최국 독일은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 슈퍼마켓 체인 리들, 작업용 의류 메이커인 엥겔베르트슈트라우스 등 3개사가 참여했으며 미국 기업은 코카콜라와 부킹닷컴 2곳, 그외 프랑스·몰타 각 1곳이다.

역대 이 행사의 큰 손이던 폭스바겐이 빠진 것은 중국 자동차와 경쟁하며 고전 중인 상황과 무관치 않다. 특히 전기차업체 BYD는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고 중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공식 스폰서 자리를 꿰찼다. 경기장 안팎 광고에 더해 셔틀버스도 300대 투입하는 등 활발한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어 BYD로고가 어디서나 눈에 띈다. BYD는 “(이번 후원을 통해) 중국 전기차 해외 진출의 새 전범을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BYD가 처음 유럽 상륙을 달성한 이래 지난해 유럽에서만 총 1만5644대를 팔았다. 유럽 내 전기차 판매의 1.1%를 차지한다(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합치면 점유율 5%). 2026년 헝가리 생산공장 완공 전까지 순수 전기차로만 5% 점유율을 만들 계획이라지만 통상분쟁의 중심에 서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달 유럽연합(EU)가 중국산 전기차 추가관세를 발표한 상태다.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이번에 처음 공식 스폰서로 이름을 올렸다. BYD와 알리익스프레스 신규 진입은 이들의 유럽시장을 향한 열망이 얼마나 강한지 잘 보여준다. 가전기업 하이센스·지불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스마트폰 제조사 비보도 중국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들이다.

유로2020 당시 공식 스폰서 12개사 중 중국 기업이 4곳(하이센스·알리페이·틱톡·비보), 그 직전 대회인 유로2016 때는 공식 스폰서 10개사 중 하이센스 한 곳만 중국이었다. 유로2024의 후원 금액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전 자료를 참고하면 각 사가 적어도 4000만~5000만 유로(약 592억~740억 원)를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스포츠경제학자 클라우스 브뤼게만은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인터뷰에서 중국이 ‘스포츠 워싱’(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을 하고 있다는 언급을 했다. ‘축구 굴기(우뚝서기)’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8위에 불과하지만 중국공산당으로선 애국주의 고무에 큰 효과를 발휘할 축구를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향후 중국의 스포츠 마케팅 귀추가 주목된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