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흔들리는 우리카드 위비트래블카드로 반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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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비트래블 체크카드’ 출시하며 9%인 해외 결제 점유율 개선 나서
문제는 수익성 저하… 이자비용 35% 급증하며 1분기 순손실 거둬
연내 만기 돌아오는 카드채도 2조4000억 원… “수익성 하방 지속”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4 10:47:00

▲ 우리카드는 지난달 초 해외여행 특화 카드(트래블카드)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트래블카드 경쟁에 뛰어들었다. 다만 이자·대손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트래블카드에서 역마진이 발생할 경우 수익성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카드가 해외여행 특화 카드(트래블카드) 출혈경쟁에 뛰어들었다. 금융지주 계열 경쟁 카드사와 트래블카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문제는 수익성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우리카드는 1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연내 2조4000억 원 규모 카드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자·대손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트래블카드 출시가 손익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달 10일부터 트래블카드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작년 8월 핀테크사 트래블월렛과 출시한 ‘트래블월렛 우리카드’에 이은 두 번째 해외여행 카드다. △해외결제 수수료 면제 △해외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수수료 면제 △전 세계 1300여개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 △국제브랜드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카드가 트래블카드 경쟁에 뛰어든 것은 점유율이 뒤처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업카드사 8곳(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개인회원 해외이용금액(7조4861억 원) 중 우리카드 비중은 9.0%(6732억 원)에 그쳤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와 신한카드(19.2%)·KB국민카드(14.7%)·하나카드(19.8%)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트래블카드는 기본적으로 무료 환전 및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앞세우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카드사들이 최근 트래블카드에 주목하는 것은 해외여행 열풍을 타고 해외 결제 증가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올 1~5월 카드사의 해외이용금액은 1년 전(5조8480억 원)보다 28%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이용금액의 증가 폭(5.9%)을 크게 웃돈다.

장기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트래블카드를 통해 당장 수수료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고객으로 끌어들이면 향후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 판매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부분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우리카드는 수익성이 저하되는 상태다. 우리카드 1분기 순이익은 273억 원으로 전년동기(435억 원) 대비 3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업카드사 8곳의 순이익이 5686억 원에서 7062억 원으로 24.2% 개선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1분기 우리카드의 영업이익률은 0.8%, 총자산이익률(ROA)도 0.6%로 1년 전 대비 각각 0.6%p·0.5%p 급감했다.

이자 부담도 크다. 1분기 우리카드의 이자 비용은 1063억 원으로 전년동기(786억 원) 대비 35.3% 늘어났다. 전업카드사 8곳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차환 리스크’도 부담되는 부분이다.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우리카드의 카드채 규모는 2조4200억 원인데 이 중 1조1800억 원이 저금리 시절이던 2022년 이전 발행한 것이다. 차환 발행 시 조달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

대손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점도 악재로 다가온다. 1분기 우리카드의 연체액(1개월 이상)은 2290억 원으로 총채권 중 2.28%(대환대출 포함)에 달했다. 지난해 말 연체액 2042억 원(연체율 1.22%)과 비교해 석 달 만에 200억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장기카드대출인 카드론 잔액이 연초 이후 5월까지 다섯 달간 1480억 원 늘어 대손충당금을 추가 확충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신용평가는 “여신성 자산 등 수익 기반 다변화에도 금리 상승과 건전성 저하로 수익성이 과거 대비 저하됐다”면서 “높아진 금리로 조달비용 부담,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에 따른 대손 부담 확대 등 수익성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위비트래블카드를 앞세워 반전의 기회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우리카드 브랜드전략실은 "수익성 저하라는 눈앞의 문제보다 2030 수요가 높은 트래블카드를 활용하여 미래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해외매출과 신용대출, 할부금융 등 다양한 금융거래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과 협업을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