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북미 겨냥 ‘아이오나 충전소 동맹’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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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BMW 등 7개사와 10억 달러 투자
전기차 1위 테슬라의 대항마로 부상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1 17:07:21

▲ 일본 도요타가 현대차·기아·BMW 등 7개 완성차 업체의 미국내 합작회사 아이오나에 투자한다. 아이오나는 고속 충전소 네크워크 구축을 위해 설립된 조인트벤처다.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북미에서 충전 네트워크 구축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전기차 판매 부진의 주원인 중 하나가 충전의 불편함으로 분석됐다. 주유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충전소 때문에 운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충전소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일본 도요타가 10일(현지시간) 북미 전역에서 전기자동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다른 7개 자동차 업체와 함께 ‘아이오나’(Ionna)에 투자한다고 밝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에 30개의 전기차 제공과 연 3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 도요타는 현재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 도요타bZ4X와 렉서스RZ 등 두 종류의 전기차를 판매 중이다.

아이오나란 지난해 7월 현대차‧기아‧BMW 등 7개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북미 지역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사업을 위해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다. 전기차 선두업체인 테슬라에서 미국 전체 고속충전소의 약 60%를 차지한 가운데 이 동맹은 사실상 테슬라를 겨냥하고 있다. 도요타의 합류로 이 전선에 탄력을 받게 됐다.

도요타의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앞서 7개사가 아이오나에 최소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의 공동자금을 넣기로 의기투합했다니 각사 분담금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나의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은 세스 커틀러다.

커틀러 CEO는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을 총괄 지휘했으며, 슈나이더일렉트릭 자회사 ‘EV 커넥터’에선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역임한 업계의 베테랑이다. 스타트업이 스케일업(확장)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주도할 수 있을 만한 인물로 평가된다.

현재 전기차 충전 시장 1위인 테슬라를 뛰어넘는 게 아이오나의 목표다. 이를 위해 장차 북미지역 시내와 고속도로에 최소 3만개의 고출력 충전소를 설치하고자 한다. 테슬라 전기차 고객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미국 표준인 CCS와 테슬라의 충전 규격인 NACS 커넥터를 함께 제공한다.

이는 ‘국가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대 특별법(NEVI)’ 때문이다. 미 정부가 자국 내 충전소 기반시설 확충 가속화를 위해 마련한 법이다. 75억 달러(약 10조 원)가 넘는 보조금 혜택을 누리려면 충전소에 CCS와 NACS 충전 방식이 모두 호환돼야 한다. 또한 충전망 개방으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지원금도 일부 받을 수 있다.

NACS는 테슬라에서 2012년 자사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한 충전 기술이다. 테슬라가 2022년 11월 자사 전기차뿐 아니라 경쟁사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이 기술을 공개하면서 NACS로 이름 붙였다. 이러한 행보엔 충전소를 개방함으로써 전기차 충전 데이터 등 수익과 직결된 알짜정보를 획득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가 올해 459억1000만 달러(약 62조 원)에서 연평균 23.13% 성장해, 2033년 2744억9000만 달러(약 373조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미 에너지부도 전기차 격전지인 자국 시장에서 2030년까지 전기차는 3000만~42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이며 최소 18만2000개의 충전기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본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