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에는 ‘자(子)’ 자(字)가 들어가는 말이 참으로 많다. 우선 우리에게 친숙한 것으로 어린 시절 동창생들의 이름이 있다. 영자(英子)·순자(順子)·숙자(淑子)·말자(末子)·정자(正子) 등등이 있다. 왜 그렇게 ‘자’ 자 돌림이 많았는지 모르겠다. 혹자는 일본인들의 이름 중 ‘○○꼬’로 끝나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
공자(孔子)·장자(莊子)·맹자(孟子)·순자(荀子)·한비자(韓非子) 등과 같이 사람의 성 뒤에 붙이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선생님’이라는 ‘존칭 접미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공자’라고 하면 ‘공 선생님’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필자 어린 시절에는 ‘공 선생님’이라고도 차마 못 부르고 “공 모 왈(孔某曰)”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끝으로 의자(倚子)·액자(額子)·탁자(卓子)·주전자(酒煎子)·사자(獅子)·여자(女子) 등과 같은 단어들이 있다. 여자(女子)는 ‘계집과 아들’을 이르는 말이 아니라 ‘계집’만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여기서 ‘아들 자(子)’ 자(字)는 왜 썼을까? 두 글자를 맞추기 위해 들어간 것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이 쓰인 글자다. 의자·액자·사자 등의 ‘자’도 모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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