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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새마을금고의 합병 과정에서 고객 안내 없이 깜깜이로 처리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허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정무위원회)이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새마을금고 합병 내역’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3년간 전국 32개 금고가 합병됐으며, 이 과정에서 2조8714억 원 규모의 여신과 3조7980억 원의 수신이 이관됐다.
이중 자율적 합병은 단 4곳에 그쳤고, 28곳은 부실로 인한 합병이었다. 특히 부실금고 16곳은 합병 직전 분기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0% 이하의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일부는 내부 직원의 서류 조작으로 실제 경영 상태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14곳은 대출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며, 최고 연체율은 36.33%에 달했다. 12개 금고는 횡령, 사기, 불법대출, 문서위조 등 각종 비위가 적발돼 형사고발되거나 현재 수사 중이다. 일부는 제재조차 받기 전에 합병이 먼저 추진됐다.
현행 합병업무지침에 따라 중앙회장이 합병을 권고할 경우, 해당 금고는 7일 이내 공고 후 6개월 내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실제 합병절차는 투명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근 3년간 합병된 32개 금고 중 10곳은 피합병총회 개최 사실을 금고 건물 게시판에만 부착해 알렸다.
실제 고객이 금고를 직접 방문하지 않으면 합병 사실을 알 수 없는 구조다. 피합병총회 평균 참석률은 4.8%에 불과했고, 직장금고 5곳을 제외하면 참석률은 2% 수준으로 더 낮았다. 합병 결과 공고 역시 23곳에서 게시판 부착만으로 갈음됐다.
지난 7월 합병된 한국인삼공사원주공장 새마을금고의 한 회원은 “임시총회가 열린다는 통보를 받고 참석했지만, 현장에서야 합병총회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금고는 정기검사 과정에서 횡령과 재무제표 조작이 드러나 자본잠식 상태로 확인되며 합병이 추진됐다.
개인정보 이전 통지를 통해서야 합병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비회원 고객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해 기준 새마을금고 전체 여신의 72%(131조5944억원), 수신의 36%(92조5140억원)가 비회원 거래에서 발생했다. 고객 보호를 위한 별도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의 합병업무 지침에는 고객 안내에 대한 규정이 없었다. 반면, 합병에 따라 퇴임하는 임원에게 지급되는 특별퇴임공로금과 기념품 지급 조항은 상세히 규정돼 있었으며, 해당 임원이 직접적인 사고 당사자가 아니면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의원은 “새마을금고가 건전성 부실과 내부통제 문제를 가리기 급급해 정작 고객에 대한 배려는 미흡하다”며 “합병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회원·고객 모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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