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보다 북미대화 먼저”… 대북정책 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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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조사처 “北, 中전승절 참석 통해 위상 회복”
“‘엔드 이니셔티브’ 시작 위해 실용외교 필요”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0-04 23:22:15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엔드(END,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 이니셔티브’ 추진을 위해선 북미대화 추진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의견의 제시됐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국 전승절 참석의 전략적 의미와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의 보고서에서 ‘남북관계’ 우선 전략이 최근 변화된 북한의 전략적 환경으로 효과 불확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북한의 전략적 위상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향후 전개될 대미 협상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다.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북한 파병군을 ‘영웅적 행위’로 높이 평가했고,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북측과 고위급 왕래 및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며, 북·중 간 전략적 관계 복원을 요구했다.

특히 그동안 북·러, 북·중 정상회담에서 매번 거론되었던 ‘한반도 비핵화’ 관련 내용이 이번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핵 국가로서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고려한다는 의미로, 중요한 전략적 성과로 평가됐다.

이를 토대로 향후 대미 협상에 집중할 수 있는 정치·경제적 안전판을 마련한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2019년의 1, 2차 정상회담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 할 것이며, 핵 국가로서의 전략적 지위뿐만 아니라 대북 제재의 전면적 혹은 부분적 해제를 통해 소위 ‘강국건설’의 위업을 달성하려고 할 것이라는 것이 입법조사처의 분석이다.

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우선순위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선제적 조치를 통해 남북관계를 우선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지만,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의 연설을 통해 2018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방식을 재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25년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peace-maker)가 돼 달라고 요청하면서 ‘트럼프 역할론’을 강조했고, 김 위원장도 9월 2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조건부 북미대화 의향을 밝힌 만큼, 정부는 선제적 조치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보다 북미대화 우선 기조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9월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에서 적대관계 종식을 위해 ‘엔드(END)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입법조사처는 “남북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상황에서 한반도 내 적대와 대결의 종식을 위한 ‘엔드 이니셔티브’의 시작을 위해서라도 북미대화 우선 추진을 실용외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진강 기자 kjk2156@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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