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김범수 구속… 카카오 ‘시계제로’ 신사업·혁신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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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리스크로 주요 임원 이탈… 성장동력 부재 우려 속 AI 개발도 차질
카카오 “정신아 대표 중심으로 경영 공백 최소화에 최선 다하겠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3 12:30:49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며 카카오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됐다. 카카오의 성장 동력 둔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는 1인자의 부재는 카카오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석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시 증거 인멸과 도망 염려를 이후로 김범수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영장이 발부된 만큼 법원에서도 김범수 위원장의 혐의를 어느 정도는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김범수 위원장과 관련 임원들의 처벌 가능성과 함께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의혹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등 등 자회사들의 법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카카오 주요 임원들이 법적인 문제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김범수 위원장까지 이탈하며 경영 공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전부터 문어발 확장과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으로 비판받아 왔다. 카카오는 대대적인 쇄신을 천명하고 책임 경영과 윤리적 리더십 등의 가치를 카카오 공동체 전체에서 실현하겠다고 밝혔으나 쇄신 이전의 법적 리스크에 발목을 잡히게 됐다.

김범수 위원장의 구속이 카카오에게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카카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23년 매출이 역대 최초로 8조 원을 넘어섰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카카오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 성장하고 2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등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 전망치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실적이 눈에 띄게 하락한 것은 아니지만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는 지속적으로 나왔고 주가 역시 올해 초부터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계획이었으나 카카오의 생성형 AI 코GPT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코GPT가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에 따른 악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범수 위원장은 현재 카카오 경영쇄신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CA 협의체 의장도 맡고 있다. CA 협의체는 카카오의 컨트롤타워로 산하 5개 위원회를 갖추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가 최종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CA 협의체 내 모든 위원회 리스크 검토를 통과해야 하며 신규 투자 진행과 유치 등도 담당하는 기관이다.

특히 카카오가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 논란으로 자율 경영 기조를 버리고 CA 협의체 중심 경영으로 전환하는 과정이었던 만큼 카카오의 구심점이 돼야 할 김범수 위원장의 부재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카카오는 김범수 위원장과 같이 CA 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던 정신아 카카오 대표 원톱 체제로 전환해 김범수 위원장의 빈 자리를 메꾸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CA 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