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에 나선 안바울(30·남양주시청)은 침통했다. 내심 금메달을 노렸으나 66㎏급 16강전에서 탈락했다. 그동안 두 번 만나 두 번 모두 이겼던 구스만 키르기스바예프(카자흐스탄)에게 절반패했다.
안바울은 침통한 표정으로 "앞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후배들이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해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안바울이 느끼는 미안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엿새 뒤인 4일 새벽(한국시각) 안바울은 유도 혼성단체전 수훈 공신으로서 팀에 동메달을 안겼다. 단체전 6개 체급 가운데 남자 73㎏급과 여자 70㎏급에 나설 대표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안바울이 한 단계 위 체급에 출전해 '반전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안바울 덕분에 한국 유도 대표팀 전원 11명이 동메달을 목에 건 셈이다.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한 6명 뿐만 아니라 후보 선수 5명까지 모두 동메달을 받았기 때문이다. 남자 60㎏급 개인전 탈락 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선배 김원진은 후배 안바울 덕분에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한을 풀었다.
안바울도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 2020 도쿄 대회 동메달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 유도 선수로서 처음 세운 기록이다. 안바울은 혼성단체전 16강(튀르키예), 8강(프랑스), 패자부활전(우즈베키스탄), 동메달 결정전(독일)을 치르는 동안 무려 35분 49초 동안 매트에 있었다. 한 경기 정규시간은 4분이다.
독일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매트를 두 번이나 밟았다. 다섯 번째 경기에서 9분 38초 혈투 끝에 패한 안바울은 이후 전체 스코어가 3-3 동점이 되면서 '끝장 매치'인 골든스코어 경기의 주자로 다시 매트에 올랐다. 체격 차이에 떨어진 체력에도 안바울은 5분 25초 연장전 끝에 반칙승했다.
3연속 메달 성적에 대해선 "오랜 시간 한국 유도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고 또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세 번이나 나와 다 메달을 따서 감사하다"고 했다. 안바울은 개인 기록보다는 팀과 함께했다는 것에 감격했다. "체력은 괜찮았다"는 안바울은 "여기 있는 선수들 말고도 함께 훈련한 모든 선수가 진짜 많이 생각났다. 그래서 더 힘을 내야 하고 무조건 이겨야겠다고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동고동락하면서 보낸 힘든 시간에 대한 보상이었다. 안바울은 앞선 대회에서는 메달을 목에 걸면서도 아쉬움을 느끼거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격에 따른 울음보다 기쁨에 따른 웃음이 쏟아졌다. 스카이데일리·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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