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자리도 위험… 한화생명 손익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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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상반기 별도 순이익 3478억 원으로 전년동기比 44% ↓
예실차 적자 확대 및 CSM 상각이익 감소 등으로 보험손익 감소
건전성 지표 K-ICS 비율도 163%로 하락… 자본확충 나설지 주목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19 11:29:00

▲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상반기 별도 기준 순이익은 3478억 원으로 전년동기(6187억 원) 대비 43.8% 감소했다. 3대 생명보험사(삼성·교보·한화) 중 가장 저조했다. 연합뉴스

한화생명이 상반기에도 손익 부진을 이어갔다. 3400억 원의 반기 순이익을 거두며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예실차 적자 확대 및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이익 감소 등이 보험손익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내내 보장성보험 확대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신계약 CSM 전망치도 크지 않아 올해 보험 실적은 감소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스카이데일리가 19이 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화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은 3478억 원(별도 기준)이었다. 지난해 상반기(6187억 원)와 비교하면 43.8%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대형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 1조900억 원, 교보생명 6075억 원 중 가장 저조했다. 중·대형사인 신한라이프(3236억 원)와의 순이익 격차도 1년 전 3029억 원에서 242억 원으로 턱밑까지 따라잡혔다.

투자부문에서의 부진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한화생명의 상반기 투자손익은 991억 원으로 1년 전(3491억 원)보다 71.6% 감소했다. 파생상품 및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 등을 중심으로 수익이 3874억 원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한화생명은 역기저 효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2000억 원대의 일회성 이익을 거둔 게 올 상반기 투자손익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보험부문이다. 투자손익 감소분을 보험손익으로 만회한 타사와 달리 보험에서도 뒷걸음질했다. 한화생명의 상반기 보험손익은 2746억 원으로 1년 전(3919억 원)보다 29.9% 줄어들었다. 보험손익 순위는 지난해 상반기 삼성생명에 이어 2위였으나 올해엔 4위로 밀려났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예실차(보험금 예상치-실제값) 부문이 부진했다. 한화생명은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 840억 원 등을 포함해 -1090억 원의 예실차를 인식했다. IBNR은 보험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겼으나 계약자가 청구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신계약 CSM이 줄어든 점도 보험손익에 악재였다. 한화생명의 상반기 신계약 CSM은 9965억 원으로 1년 전(1조1640억 원)보다 14.4% 감소했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인식하게 되는 장래 미실현이익으로 보험상품 판매 시 부채로 인식한 뒤 일정 비율에 맞춰 이익으로 상각된다.

이렇다 보니 CSM 상각이익은 크게 불어나지 못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4514억 원을 보험손익으로 상각했으나 올 상반기엔 4358억 원 상각하는 데 그쳤다. CSM 잔액도 쪼그라들었다. 6월 말 기준 9조154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0조1230억 원) 대비 9.6% 감소했다.

한화생명이 연초부터 보장성보험 확대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과 달리 보험금 지급이 확정적이지 않아 CSM 확보에 더 유리하다고 평가된다. 한화생명은 1월 ‘The H 건강보험’을 시작으로 4월 ‘한화생명 THE H 간병보험’, 5월 ‘The H 초간편 암보험’, 6월 ‘한화생명 암플러스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잇달아 출시한 바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일반 보장성 상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데 이게 작년에 주로 팔았던 상품들보다 건당 보험료가 적었던 요인이 (보험손익에) 작용한 것 같다”며 “다만 신계약 물량 자체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보장성 신계약 CSM이 계속 늘어나는 등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하반기에 수익성 높은 상품을 집중하고 있어 연간 수치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전성 지표 개선도 숙제

다만 연간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한화생명 리포트를 발표한 증권사 4곳(한화·메리츠·KB·SK)이 전망한 올해 한화생명의 보험손익은 5480억~6620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6510억 원)보다 적거나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올해 예상 신계약 CSM 규모도 1898억~2000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신계약 CSM 규모(2541억 원)와 비교해 500억 원 이상 작다.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화생명의 지급여력(K-ICS)비율은 6월 말 기준 163%로 1년 전(180.4%)보다 17%p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 184.3%를 시작으로 3개 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K-ICS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자본 적정성 지표다. 한화생명은 금융당국의 권고치(150% 이상)에 거의 근접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요구자본을 축소하거나 건전성 제고를 위해 지급 금액을 높이는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고 자본 확충도 방안 중 하나다”며 “K-ICS 비율 목표를 170%대 중반으로 잡았기 때문에 그 목표치까지 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