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역사갈등 넘어 인·태지역서 자유주의 수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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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데이비드 공동성명 1주년 기념·특별 인터뷰

타고 아츠시 日 와세다대 정치대학원장
“일본 비핵 3원칙 고수·핵무장론 논의도 어려워”
“미국 중심, 韓日 지평 넓혀 인·태서 자유주의 수호”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2 11:57:19

▲ 윤석열정부 들어 한·미·일 3국 간 협력 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NCG 핵협의 등의 내용을 담은 캠프데이비드협정 1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 미래에 대해 일본 정치학자에게 직접 들어봤다. 디자인=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퇴임을 앞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과 함께 외교·안보가에서는 동북아 안보 정세 속 한미일 3국 동시 핵무장 추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한·미핵협의그룹(NCG)과 3국 군사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 낸‘캠프 데이비드 원칙’수립 1주년을 맞아 스카이데일리는 3국 협력 방안과 한·일 동시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 일본 전문가와 한일관계 미래의 청사진을 진단했다.

일본의 명문 와세다대학교 타고 아츠시 정치대학원 학장은 22일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일본 핵무장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타고 교수는 “일본에는 강한 반핵 여론이 있다”라며 “일본인은 핵무기에 기피(금기) 의식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핵무기에 의존하는 안보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디까지나 재래식 무기의 증강과 일본·미국 안전 보장 체제의 확충을 하는 것에 임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와 고통을 당했다. 이후 일본은 비핵 3원칙을 내세웠다. 핵무기를 ‘만들지 않고, 갖지 않고 반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은 헌법 9조를 통해 ‘평화 국가’를 천명하며 전쟁 포기·무력 보유 금지를 명시했다. 미국의 핵우산 아래 안보를 보장받고 있으며 이를 현상 유지하며 ‘적 기지 타격’ 능력을 키워온 것이다.

타고 교수는 “일본에서 핵무장 논의 조차 이루어지기 힘들다”며 “여럿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라고 밝혔다. 여론조사에서는 핵무장 찬성 여론이 70%를 넘어섰으며, 안보 전문가를 넘어서 여권에서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쏟아내는 국내 여론과 상반된다는 것이다.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그럼에도 ‘캠프 데이비드 원칙’으로 한·일 간 군사협력 가능성이 열린 것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윤석열정부 들어 문재인정부 당시 악화일로의 한·일관계는 과거사 갈등을 넘어서 개선의 조짐을 보인다.

타고 교수는 3국의 안보 협력이 블록화하는 공공외교 분야에서 기후변화·보건 안보·첨단기술 분야로 확대되고 있음에 주목했다.

타고 교수는 “한·일 군사 협력은 안전 보장뿐만 아니라 양국 간 경제 협력 및 환경 문제에서의 협력에 긍정적 효과가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2018년 말쯤 벌어진 ‘초계기 조사 사건’이 올해 양국 정부 협의로 일단락 된 것을 디딤돌 삼아 북한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3국 간 외교 관계를 단단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타고 교수는 “한·일 경제 협력에 방점을 맞춰서 미·중 패권 경쟁에 의해 신냉전 구도로 양분화하는 국제정세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협력하여 자유무역 질서를 수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3월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관계 개선에 난항이 예상된다. 최근 독립기념관장 임명과 ‘일본’ 없는 8·15 광복절 경축사 등을 놓고 친일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일본 여럿 언론에서 기시다 총리가 다음 달 6일부터 1박 2일로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통령실도 화답한 상황이다. 갈등의 봉합을 위해 타고 교수는 안정적 보수 집권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재집권 시 일본과의 협력관계는 과거 외교·협력 관계에 비추어 볼 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측이 노력해도 한국 측의 이해를 얻지 못하고 북한이 이롭게 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양국 간 과거사 갈등에 대해서도 “일본은 계속해서 사죄 마음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며 “8월15일에도 일왕은 ‘깊은 반성’을 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일본의 만행을 용서해 줘야 한다. 그럼에도 앞선 정치적 경험에 비추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