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한국적 기업지배구조 밸류업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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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학계 간담회서 이사 충실의무 확대 논의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1 10:56:55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상법 분야 학계 전문가를 초청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학계 간담회’를 열고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 방향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원장이 9일 하나은행 H-STAGE 1에서 열린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 선포식에 참석해 기념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낮은 지분율로 구성된 한국적 기업지배구조의 특수성과 낮은 배당 및 주식가치 침해 등 투자자에 대한 보호 미흡이 기업 밸류업에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복현 원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상법 분야 학계 전문가를 초청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학계 간담회’를 열고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 방향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원장은 “회사와 주주 이익이 동일하며 충실의무 대상인 ‘회사’에 주주 이익이 포함돼 있다는 견해가 상법학계 다수다”면서도 “현실은 이와 달리 운용됨으로써 일부 회사들의 불공정 합병, 물적분할 후 상장 등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적 기업지배구조의 특수성 및 국내 증시의 투자자 보호 미흡이 밸류업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지배주주의 낮은 지분율, 낮은 배당 등 주주환원 미흡, 일반주주 주식가치 침해 등으로 밸류업에 역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기업들의 철저한 인식 전환을 위해 개별적 규제 방식보다 원칙 중심의 근원적 개선 방안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시 배임죄 고발 등으로 기업이 소송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될 것이란 재계 의견과 관련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가 형사적 이슈로 번짐으로써 경영환경이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상법 개정안 논의에 금감원이 중심에 선 게 적절하냐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상법 관련 사항이기는 하지만 투자자 및 자본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자본시장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면서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소관 부처와 긴밀히 소통해 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상법 분야 전문가들은 주주 충실의무 도입과 관련해 “상법상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는 당연함에도 일부 판례에서 이를 부정하고 있어 주주 충실의무를 명시하는 것이 유의미하다”는 의견을 다수 냈다.

주주 충실 의무 도입 시 예상되는 이사의 과도한 책임을 경감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배임죄 폐지는 시기상조다”는 의견과 “특별배임죄 폐지 등을 통해 형사책임을 민사책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성에 동의한다”는 의견 등으로 갈렸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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