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갈이 아니냐” 코로나 키트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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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씨엘社 재고박스 활용 ‘사달’… 약국마다 환불·사과 해프닝
일부선 상황 설명하고 판매… 소비자 “믿고 써도 되나” 불안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2 13:26:50

▲ 붙여져 있는 스티커를 제고하면 2023년으로 명기되어 있다. @스카이데일리

국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제조사인 피씨엘사가 생산하는 키트가 유통기한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한 소비자가 피씨엘 제품을 구매해 스티커를 제거하자 2023년으로 명기된 것이 드러나며 문제가 불거졌다.

22일 약국업계에 따르면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타액 자가검사키트의 유통기한을 둘러싸고 혼란이 발생했다. 스티커에 표기된 유통기한과 본 케이스상 유통기한의 오차가 있다 보니 일부 약국을 중심으로는 박스 갈이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는 “한 소비자가 가져온 코로나 자가검사키트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스티커로 유통기한을 조작한 것 아니냐며 환불을 요구해 사과하고 환불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 내용물은 2024년에 1월에 생산된 제품인데, 스티커 갈이를 한 것인지 잘못 인쇄된 내용을 스티커로 수정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확인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B약사도 “박스에 붙은 유통기한 표시에는 2026년 1월17일로 표기돼 있었는데 스티커를 떼어 보니 2023년 3월21일로 표기됐다”며 “수요가 급증해 기존에 남아 있던 박스를 사용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미 제품을 판매했기에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 같아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우려되는 만큼 해당 제품을 반품할 생각”이라며 “타 회사 제품을 구매해 약국에 비치할 예정이고 해당 제품은 반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씨엘 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습관처럼 상품을 구매하면 유통기한을 확인하는데, 유통기한이 명시된 스티커 밑에 연하게 2023년 숫자가 보여 뜯어보니 작년에 생산한 상품이었다”며 “불안한 마음으로 안에 내용물은 뜯지 않고 바로 환불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코로나 증세를 보여 검사를 하려고 했다”며 “코를 찌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하고 신뢰도 갔었는데 이번에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약국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약국은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반품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다른 약국들은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상황을 설명하며 남은 재고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약국 종사자들은 일부 고객으로부터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해당 판매처로부터 반품된 사례가 있는지 묻자 피씨엘 측은 “소비자들 응대하느라 좀 많이 힘든 상황이다”며 “공식적인 루트로 질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씨엘 관계자는 “박스 재고가 많이 남아 사용했다”며 “환경적인 부분도 있고 회사 차원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약국과 온라인 중심으로 출고된 타액자가키트는 2024년 1월18일 생산된 lot번호 2401S801 제품이다. 2024년 1월 생산 시 해당 재고 박스를 사용해 생산한 후 스티커로 적법한 유통기한과 lot번호를 부착하게 됐다는 것이 피씨엘 측의 설명이다.

다만 소비자들은 불안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약국가에선 맘카페 등에서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