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 ‘산토끼’ 잡다 ‘집토끼’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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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푸드테크 미래 먹거리 집중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영업손실 30억 원
전국 백화점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6 12:44:31

▲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 파이브가이즈 강남점에서 열린 개막 행사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갤러리아가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본업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김동선 부사장이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면서 기존 사업의 실적 악화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1일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비전태스크포스팀(TFT)과 식음료(F&B) 신사업 추진실을 각각 신설했다. 김 부사장의 직함은 전략본부장에서 미래비전총괄로 변경됐다. 전략본부장 자리로는 배준연 영업본부장이 수평 이동했다.

이번에 신설된 조직에는 김 부사장의 측근들이 배치됐다. 미래비전TF팀장에는 김 부사장의 미국 다트머스대 동문인 우창표 전 코너스톤파트너스 대표가 영입됐다. F&B신사업추진실장은 파이브가이즈 운영사 에프지코리아의 오민우 대표가 맡는다.

이번 인사는 신성장동력 발굴에만 집중하겠다는 김 부사장 의지가 엿보인다.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 방향과 계획을 구상하는 전략본부장 자리를 내려놓은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김 부사장은 지난해 한화갤러리아 독립 경영에 나선 이후 줄곧 신사업에 매달려 왔다.

대표적으로 미국 버거체인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도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와인 수입사 ‘비노갤러리아’ 마장 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넥스트’ 외식에 정보기술을 접목하는 ‘한화푸드’ 등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반영된 자회사다. 따라서 F&B신사업추진실은 ‘제2의 파이브가이즈’를 발굴하는 데 방점을 둘 예정이다.

문제는 신사업에 대한 집중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진다는 점이다. 올해 한화갤러리아는 영업손실 45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명품 매출 저조로 인한 백화점 부문의 실적 악화가 주요 원인이다.

간판 점포인 갤러리아 명품관은 전국 백화점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광교점의 경우 두 자릿수 역신장률을 기록하며 2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호텔 사업도 마찬가지다. 올해 2분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영업손실 30억 원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10억 원 이상 적자 폭이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191억 원으로 적가 폭이 46% 늘었다. 호텔의 경우 제주에 승마·골프·숙박 테마파크 등 복합 관광단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속은 떨어진다.

부진한 유통 사업 반등과 호텔 사업 체질 개선이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자 하고 있지만 본업에서의 경쟁력 하락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인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백화점 사업 내림세가 뚜렷한 만큼 본업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김동선 부사장의 리더십이 신사업과 본업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주목된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