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분할합병 강행하는 두산… 부결 가능성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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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지분율 30.39%… 지분율 6.85% 국민연금 반대 가능성 제기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저지 운동… 소액주주·사모펀드 등 결집 시 부결 가능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6 12:23:05

최근 계열사 분할합병안을 발표한 두산그룹이 주주들의 불만에도 이를 강행하며 9월25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합병안을 부결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두산그룹은 7월21일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리해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두 회사를 합병하는 분할합병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합병 비율이 두산밥캣 주주에게 불리하고 두산로보틱스 주주에 유리하게 산정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이번 합병을 통해 자본 투입 없이 두산의 지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후 두산 그룹은 금융당국에 구조개편 정정신고를 제출하고 소액주주들에게 주주서한을 발송하는 등 해명에 나섰으나 주주들의 불만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23일 법원에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에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더해 분할합병 저지 주주운동에 나섰으며 수많은 소액주주들이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목 액트팀 리더는 “이제는 ‘두산’만 붙어 있으면 모두가 주가 폭락이며 분할합병의 수혜자로 불리는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마저 하락 중이다”며 “두산그룹 주주라면 지배주주에 의해 언젠가는 희생당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두산밥캣 분할합병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며 분할합병이 무선될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9월25일 주주총회가 예정된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모기업인 두산이 지분의 30.39%를 가지고 있다.

소액주주 비율은 63.61%지만 개인투자자 외에 해외 기관투자자나 사모펀드 등도 섞여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액투자자 외에도 외국인 자본 투자자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에서도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에 분할합병 반대 세력이 결집한다면 충분히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의 6.85%를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이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이 비슷한 논란이 있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안에 반대 의견을 밝히며 두산밥캣 분할합병에도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두산밥캣 분할합병에 대해서는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소액주주들의 입김이 크지 않았으나 최근 적극적인 의견 표명에 나서면서 오너 일가에 대한 견제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등이 소액주주들과 의견을 같이한다면 충분히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