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는 텔레그램에서 나왔는데… 떠는 건 국내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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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으로 불법 음란물 공유 시 추적·처벌 난항
N번방 방지법 당시에도 비용·사생활 침해 논란 등 국내 기업 부담만 증가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7 12:46:17

텔레그램을 통한 불법 딥페이크 음란물이 논란이 됐으나 텔레그램 대화방 수사는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과거 ‘N번방 못잡는 N번방 방지법’과 같은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지인이나 같은 학교 여성들의 불법 딥페이크 음란물을 생성하고 유포하는 사례가 대량 발생해 논란이 됐다. 이에 따라 딥페이크 공유의 매개체가 된 텔레그램에 대한 경각성도 커지고 있다.

텔레그램은 2013년 출시된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대화의 흔적을 남기지 않을 수 있고 보안이 철저해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주목받았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나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주목받았다.

그러나 흔적을 지울 수 있다는 점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었고 2021년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N번방 사건’과 이번 불법 딥페이크 공유로 현실화됐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물이 공유됐음에도 텔레그램에 대한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은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해외 사업자에게도 적용되지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고 수사에 협조적이지도 않을 경우 텔레그램을 이용한 범죄를 잡아내기 힘들다.

이번 사건 역시 경찰에 수사에 나섰으나 실질적으로는 수사 및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CEO가 프랑스 경찰에 체포되긴 했으나 이를 통해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에게 적극적인 수사 협조에 나설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편 텔레그램의 위험성이 부각됨에 따라 플랫폼 또는 메신저의 책임이나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1년 12월 10일 웹하드 사업자와 대형 부가통신사업자의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 방지를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N번방 방지법)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불법 촬영물 등에 대한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시행했으며 카카오톡 역시 오픈채팅 그룹채팅방에 대한 기술적·관리적 조치에 나섰다.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대기업 외에 중소 사업자의 경우 기술적 조치를 위한 장비 구매 비용이나 인력 배치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당시에도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 대한 단속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N번방 못 잡는 N번방 방지법’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딥페이크 단속을 강화한다고 하나 딥페이크 범죄자들이 단속에 걸리지 않는 메신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딥페이크 공유에 사용되는 메신저들은 적발되지 않고 한국에 서버가 있는 국내 기업들의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딥페이크나 불법 음란물 단속에 협조하겠지만 공개된 오픈채팅이 아닌 개인 대화의 경우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게 들여다볼 수 없고 음란물 단속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정한 영상을 필터링하는 정도이다”며 “경찰이 수사력을 발휘해 관련 범죄자들을 검거해 확실하게 처벌하는 것이 딥페이크 범죄 예방에 더 효과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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