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 14조4000억 원… 4년 만에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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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중심으로 2분기 신규 부실채권 6조4000억 원
2분기 은행 부실채권비율 0.53%… 전 분기 比 0.03%p↑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8 14:13:05

▲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6월 말 기준 14조4000억 원으로 3월 말(13조4000억 원) 대비 7.5%(1조 원) 증가했다. ⓒ스카이데일리

은행권에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계속 쌓이고 있다. 잔액 규모로 14조 원을 넘어섰다.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하기 어려운 대출금이다. 다만 새로 쌓이는 부실채권만큼 정리 규모가 크지 않아 부실채권비율은 0.53%를 기록하면서 2년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발표한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6월 말 기준 14조4000억 원으로 3월 말(13조4000억 원) 대비 7.5%(1조 원) 증가했다. 2022년 3분기 이후 8개 연속 분기 증가세다. 잔액 규모도 2020년 2분기(15조 원) 이후 가장 컸다. 종류별로 기업여신(11조6000억 원)·가계여신(2조6000억 원)·신용카드채권(2000억 원) 순이었다.

2분기 중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은 6조4000억 원에 달했다. 1분기(4조5000억 원) 대비 42.2%(1조9000억 원) 증가한 규모다. 3개월 사이 1조9000억 원 늘어난 기업여신이 5조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기업 5000억 원·중소기업 4조5000억 원 수준이었다. 가계여신은 신규 부실채권이 1조3000억 원으로 석 달 전(1조2000억 원)과 비교해 1000억 원 증가했다.

부실채권이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은행 부실채권비율은 6월 말 0.53%로 전분기(0.50%) 대비 0.03%p 상승했다. 2개 분기 연속 0.5%대로 2021년 2분기(0.54%)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아직 1% 미만이긴 하지만 2022년 3분기(0.38%)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5%로 전 분기(0.61%) 대비 0.04%p 올랐다. 이 중 대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44%로 전 분기(0.48%) 대비 0.04%p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7%로 전 분기(0.69%) 대비 0.08%p 상승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27%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1.60%로 전 분기(1.61%) 대비 0.01%p 내렸다.

다만 부실채권비율을 낮출 만큼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크지 못했다. 2분기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5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3조5000억 원) 대비 54.3%(1조9000억 원) 늘어났지만 신규발생 부실채권(6조4000억 원)보다는 1조 원 정도 작았다. 상·매각 3조2000억 원에 이어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 회수 1조2000억 원 및 여신 정상화 7000억 원 등의 순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충당금 규모도 줄어들었다. 2분기 대손충당금 잔액은 27조1000억 원으로 전분기(27조2000억 원) 대비 1000억 원 감소했다. 대손충당금잔액에서 부실채권을 나눈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88%를 기록했다. 특히 부실채권이 급증하면서 전 분기(203.1%) 대비 15.1%p 하락했다.

금감원은 “부실채권비율은 2022년 9월 최저점(0.38%)을 기록한 후 상승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0.77%) 대비로는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다만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부실채권 상·매각과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 자산건전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